어린이날 3연전 시즌 첫 ‘스윕패’ 잘 나가던 LG ‘잔인한 5월’ 맞나

리그 초반 막강 투수진 ‘흔들’ / 두산戰 ‘선발 빅3’ 등판 불구 패배 / 윌슨·차우찬 대량실점에 무너져 / 방망이도 부진… 위기 탈출 주목
LG 선발 타일러 윌슨이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4회 대량실점을 한 뒤 난감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BO리그 LG는 늘 봄에 강한 구단이었다. 다만, 리그 초반 좋은 경기를 펼치다가도 더위가 찾아올 때쯤이면 기세가 수그러드는 일이 반복됐다. 그래서인지, 팬들도 LG의 초반 상승세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곤 했다.

그러나 올 시즌만큼은 달랐다. 예년과 달리 탄탄한 전력 속에 상대를 압도하며 리그 최상위권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특히, 투수진의 대활약이 인상적이었다. 4월 말까지 LG는 리그 2위 두산의 3.20보다 훨씬 낮은 2.68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타일러 윌슨(30), 케이시 켈리(30), 차우찬(32) 등 선발진과 정찬헌(29), 정우영(20), 진해수(33) 등의 불펜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상대를 꽁꽁 틀어막았다. 도저히 기대감을 안 가질 수 없는 경기내용이 이어졌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LG의 경기에서 2회 말 원아웃 만루상황 LG 선발 윌슨이 볼넷으로 선취점을 주고 주자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LG가 5월에 접어들며 첫 번째 고비에 봉착했다. 야심차게 나선 라이벌 두산과의 어린이날 3연전을 내리 내준 것. 여전히 21승14패 승률 0.600의 좋은 성적으로 리그 4위를 지키고 있지만 시즌 첫 ‘스윕패’라는 데에서 불안감이 조금씩 올라온다.

 

특히, 4월 상승세를 견인했던 선발 ‘빅3’를 모두 내고도 패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이중 1선발 타일러 윌슨과 3선발 차우찬은 두산 타선에 완전히 무너졌다. 4월 말까지 4승 무패 평균자책점은 0.57의 놀라운 투구를 보여주던 윌슨은 3일 경기에서 두산 타선에 4이닝 동안 6자책점을 허용했다.

 

1회 밀어내기 실점과 4회 대량 5실점 등 경기 내용도 윌슨답지 않았다. 역시 4월 말까지 4승무패 평균자책점 1.50의 투구를 보여줬던 차우찬도 5일 경기에서 3이닝 동안 6실점(5자책점)을 내줬다. 결국, 두산전에서 무너졌던 선발진이 얼마나 빨리 본모습을 찾느냐가 LG 첫 번째 위기탈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투수진에 비해 다소 부진했던 타격에서도 힘을 내줘야 한다. 5월6일 현재 팀 출루율과 팀 장타율을 합친 팀 OPS는 0.710으로 10팀 중 6위에 그쳤다. NC(0.826), 키움(0.795), 두산(0.788) 등 상위권 경쟁팀들에 비해 확연히 아쉬운 기록을 낸 타선이 살아나 투수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줘야 LG가 4월의 기세를 다시 살려낼 수 있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