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결핵 증상을 알리지 않고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이틀 뒤 사망한 남성에 대한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에서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나모씨가 A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나씨는 2014년 9월5일 자신이 운영하던 노래방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를 피보험자로 하고, 자신을 보험 수익자로 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김씨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이틀 만에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나씨는 보험사에 보험금 2억원을 달라 요구했고, 보험사가 이를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는 “김씨가 상당한 기간 폐결핵을 앓았고 사망 2주 전부터는 아파서 출근도 못 한 상태라는 사실을 숨기고 보험계약을 체결해 ‘중요한 사항’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설명에도 1·2심은 “폐결핵은 감기나 다른 폐 질환, 흡연과 관련된 증상으로 취급돼 증상만 가지고는 결핵인지 아닌지 진단하기 어렵다”며 “나씨가 김씨의 건강상태를 상세히 알고서도 이를 감추고 보험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김씨의 증상은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보험계약 당시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했더라도 망인의 폐결핵 증상은 생명의 위험 측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보험사에 고지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