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대란’은 없었지만…“우리만 손해” 승객들 분통

[이슈톡톡] 서울·경기 등 ‘버스 대란’ 없었지만…

서울·경기 등 대부분 버스노조의 파업 철회·유보로 다행히 우려했던 버스 대란은 없었다.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지난 1년간 사실상 팔짱만 끼고 있다가 세금 투입과 요금 인상으로 버스업계를 달래는 정부의 태도와 완전한 파업 철회가 아닌 점을 지적하며 애꿎은 시민만 또 피해 보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파업을 2시간 앞두고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한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 서울 시내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서울 버스노조, 극적 협상 타결…경기는 파업 잠정 유보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파업 돌입 90여분을 앞둔 15일 오전 2시30분쯤 극적으로 사측과 협상을 타결했다. 서울 버스 노사는 임금 3.6% 인상, 2021년까지 정년 만 61세에서 63세로 단계적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5년 연장 등 조건에 합의했다. 경기도 버스노조도 전날 도의 버스요금 인상 방침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파업을 잠정 유보하기로 하면서 일단 파국은 피했다.

 

경기 김포와 파주, 고양 등 노선 광역버스가 정차하는 서울 광화문도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김포에 사는 직장인 박모(27)씨는 “광역버스가 아니면 서울로 오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다”며 “버스가 파업하면 연차를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철회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양에서 출퇴근하는 정모(34)씨는 “서울로 오는 지하철이 있지만, 버스보다 시간이 배로 걸린다”며 “다행히 정상운행한 덕분에 아침에 애들 어린이집 등원까지 마치고 출근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로 오가는 시민들도 협상 타결 소식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길에 나섰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종로까지 시내버스로 출퇴근하는 강모(29)씨는 “전날 협상이 부진하다는 소식을 듣고 밤잠을 설쳤다”며 “불안한 마음에 새벽에 기사를 검색해봤는데, 파업이 철회됐다고 해서 안심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이 타결된 15일 오전 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서 버스들이 정상 운행 중이다. 연합뉴스

◆“전날까지 파업 관련 소식 지켜봐”…일부 노선 ‘기사 大모집’ 공고

 

수원, 동탄, 분당 등 경기도를 기점으로 하는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등이 교차하는 강남역 환승센터에서 만난 승객들도 협상 타결은 반겼지만, 언제나 그렇듯 정부와 관련 업계의 줄다리기 속에 시민들만 가슴을 졸여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배모(40)씨는 “파업 결정 기사가 나올까 봐 어제도 계속 인터넷만 들여다봤다”며 “유보 소식에 한숨은 돌렸지만, 어쨌든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아 앞으로는 차를 가지고 나와야 할지 고민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동탄에서 출발한 버스에서 내린 이모(37)씨는 매번 시민만 피해를 본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지난 1년간 정부와 버스업계는 서로 눈치만 본 채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 광역버스에는 ‘준공영제에 따른 승무원 大모집’ 스티커가 붙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울산 버스노조가 이날 오전 8시에야 협상을 타결하면서 첫차 등을 타려던 시민 일부가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도 버스 파업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 했으나, 밤샘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 모든 버스 노사가 지자체 중재로 교섭을 타결 지어 우려했던 버스 대란은 피하게 됐다”며 “정부 대책과 함께 지자체 노력, 노사가 시민 불편을 고려해 한발씩 양보하면서 타협점을 찾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동환·권구성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