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 무시, 인종차별 노골적" 웹툰 논란에 기안84가 전한 말

 

웹툰 작가이자 방송인 기안84(본명 김희민·사진)가 ‘장애인 비하’ 논란으로 사과한 지 닷새 만에 ‘생산직·외국인 노동자’를 비하했다는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이에 기안84는 “내용에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또다시 사과했다.

 

기안84는 지난 14일 네이버웹툰에 연재 중인 ‘복학왕’ 249화(세미나 2)에서 식품 회사 생산직으로 취직한 주인공 우기명의 이야기를 그렸다.

 

문제가 된 부분은 이 회사 세미나 때문에 숙소에 간 외국인 노동자의 반응을 그린 장면이었다.

 

웹툰에서 세미나 숙소는 담배 자국이 눌어붙고 파리가 휘날리는 남루한 장소로 묘사됐다.

 

우기명을 비롯한 다른 등장인물들은 숙소를 보고 모두 실망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는 “너무 근사하다. 캅캅캅”, “세미나 온 게 어디냐. 평생 다니고 싶다” 등 감탄하는 말을 연발한다.

 

여기서 ‘캅’이라는 표현은 태국어의 ‘사와디 캅’, ‘코쿤 캅’이라는 인사말을 활용해 태국인들의 말투를 희화화한 것.

 

또 세미나에 온 회사 대표가 잠옷 바람으로 무대에 나와 “내 비전도 없는데 남의 비전을 어떻게 챙기냐”고 말하거나 축하공연 순서로 회사가 음악 프로그램 시청 시간을 준비하는 모습 등 생산직 회사를 지나치게 비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웹툰을 본 네티즌들은 생산직 회사에 대한 묘사와 인종차별을 문제 삼았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생산직 무시도 문제지만 인종차별이 너무 노골적”이라며 “캅캅 거리면서 더러운 숙소보고 좋아하는 모습 등은 동남아 사람들이 보게 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한민국 생산직을 싸그리 무시했다. 누가 보면 다들 저렇게 사는 줄 알겠다”며 “괜찮은 마인드의 사장도 많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사는 사람도 많은데 자신은 무슨 대단한 삶을 산다고 이런 웹툰을 그리나”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만화는 만화일 뿐”이라며 현실을 풍자하는 기안84 만화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논란이 반복된다는 반박도 나온다.

 

이에 네이버웹툰 측은 17일 오전 YTN스타에 “기안84 작가가 많은 분들이 불쾌함을 느끼셨을 표현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더불어 앞으로 내용에 더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전했다.

 

앞서 기안84는 지난 7일 올린 웹툰 ‘복학왕’ 248화(세미나1)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여성이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하는 모습을 그려 전국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항의를 받았다.

 

이후 기안84는 웹툰 마지막 부분에 “이번 원고에 많은 분들이 불쾌하실 수 있는 표현이 있었던 점에 사과드린다”며 “성별·장애·특정직업군 등 캐릭터 묘사에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았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어 그는 “작품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캐릭터를 잘못된 방향으로 과장하고 묘사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더 신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안84는 2008년 웹툰 ‘노병가’로 데뷔한 이후 ‘패션왕’으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복학왕’ 연재와 함께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고정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활약 중이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기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네이버 웹툰 ‘복학왕’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