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TV 시사프로그램 생방송 출연 중 문제가 된 ‘한센병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한국당은 막말을 소재 삼아 공격하는 범여권을 향해 “한국당 막말 프레임 씌우기에 지금 모두 혈안”이라며 이를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 인터뷰 중에 부적절한 비유로 고통받고 있는 한센병 환우들과 가족들께 심려 끼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역사뿐 아니라 현실 속 존재하는 여러분의 고통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잘못과 미숙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YTN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센병은 상처가 났는데 그 고통을 느끼지 못해 방치해 상처가 더 커지는 것”이라며 “만약 대통령께서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의 고통을 못 느낀다고 하면 저는 그러한 의학적 용어(한센병)를 쓸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는 방송에 함께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사이코패스’라고 말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학술용어이고 언론에서도 사용하는 대중적인 용어로 황 대표는 공적 인물이기 때문에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옹호하는 의견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의원의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김 의원의 ‘한센병 발언’을 비롯해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을 향한 여권의 공세가 ‘편파적인 극우 막말 프레임’이라는 불만도 속출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한국당을) 도둑놈이라고 하는 등 막말을 일삼지만 한국당이 무슨 말만 하면 일단 이중잣대 논평을 내고 언론은 편향적으로 보도한다”며 “이렇게 편파적인 극우·막말 프레임 씌우는 것이 지나치게 도를 넘었다고 경고한다”고 항의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극우 프레임 공세를 펼치는 것에 대해 “한국당을 한마디로 비정상적인 정당으로 만들어서 한국당의 건전한 비판에 대해서는 애당초부터 그것을 차단하겠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막말과 설화에 대한 비판의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막말이 급증하는 배경으로 “일단 내가 알리고 보자, 부각하고 보자. 인지도를 올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뭔가 기사화되려면 거칠어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이제 악순환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