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얼마를 가지고 있든, 과거에 무엇을 했든, 누구와 어떤 관계에 있든, 우리는 관심이 없다. 또한 무슨 약물을 얼마나 복용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단지 우리의 관심은 당신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서다.’
이는 NA(Narcotics Anonymous·익명의 약물중독자들)를 소개하는 책자 내용 중 일부다. NA는 모임에 참석하는 조건으로 단 하나만 제시하고 있다. 그건 바로 약물을 끊겠다는 열망이다.
NA는 195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조그마한 중독자 모임에서 시작됐다. 이후 미국과 호주 주요 도시로 확산됐다. 1983년 NA의 의의와 활동 매뉴얼이 담긴 책자가 출판되면서 브라질, 독일, 인도, 아일랜드, 일본, 뉴질랜드, 영국 등에서 자생적으로 NA가 결성됐다.
이런 개방성은 모임에 참석하는 행위 자체가 중독자의 회복에 있어 가장 큰 요인이라는 NA의 생각에 기반을 둔 것이다. NA 소개 책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나누었을 때만 비로소 우리가 가진 것을 지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모임에서든 새로 나온 회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임에 규칙적으로 꾸준히 참석하는 사람들이 단약(약물 중단)을 잘 유지한다는 사실을 이 집단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