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남성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대림동 여경’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되레 논란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여경 불신을 해소하려면 부실 체력 검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난 15일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술 취한 남성이 남자 경찰관의 뺨을 때리는 동영상이 게재됐다. 남경이 취객의 손목을 꺾고 제압하자, 다른 일행이 남경을 잡아끌었는데 여경은 이 과정에서 남경을 보호하지 못하고 밀려나면서 여경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 구로경찰서는 17일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며 경찰관의 정당한 업무처리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여경이 주취자를 제압할 때 시민에게 “남자분 한 분 나오세요”라며 도움을 청하는 음성이 담기면서 논란이 오히려 확산됐다. 남경이 이미 제압해둔 주취자를 여경이 혼자 체포하지 못한 채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경찰관의 능력 부족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경찰은 여경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매뉴얼을 위반한 것이 아니고, 현장에 교통경찰관이 도착해 수갑을 채워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불시에 공격당해서 (여경이) 밀쳐진 것은 남자였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수갑을 채워달라고 한 것도 지원하러 온 교통경찰관에게 얘기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경찰관들이 매뉴얼에 따라 체포를 잘 한 것으로 조작됐다” “여경도 남경과 똑같은 기준으로 체력시험을 봐야 한다” 등 청원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