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까지 번진 미·중 무역전쟁…시진핑, 류허 대동해 공장 시찰

지난 20일 중국 장시성 간저우시에서 희토류을 시설 시찰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류허 부총리(맨 왼쪽). 간저우=신화연합

 

미·중 무역전쟁이 희토류까지 번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미·중 무역협상 중국 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대동하고 장시성 간저우시 소재 진리영구자석과기유한공사를 시찰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주석이 찾은 이 회사는 희토류를 전문 생산하는 업체로, 간저우는 중국 내 희토류 주요 산지이자 가공 산업중심지이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광물로 첨단 기술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다.

 

앞서 구글이 미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실상 불허함에 따라 화웨이 스마트폰으로는 유튜브 등 구글의 인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구글은 앞으로 90일 이후에는 화웨이를 대상으로 오픈소스 라이선스 제품을 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의 거래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OS와 다른 서비스 관련 라이선스를 받을 수 없고,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OSP)를 통해서만 공개용 OS에 접근할 수 있다

 

앞서 미 상무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지난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목록에 올리고, 미 기업과 거래할 때 미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한 바 있다.

 

미국이 무역협상 결렬로 분쟁 중인 중국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은 조치인데, 류 부총리를 대동한 시 주석의 이번 시찰은 희토류를 ‘무역전쟁’ 수단으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의 전체 희토류 수출 가운데 30%를 차지해온 주요 고객이다. 중국은 작년에 희토류 12만t을 채굴해 세계 생산량의 72%를 차지할 정도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리고 있다. 

 

미국도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으나 전 세계의 9%에 그치는 형편이다.

 

미국과 선진국에서는 희토류가 있어도 채굴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다른 광물과 뒤섞여 채굴 후 별도의 추출과 가공 비용이 필요하고, 광산 환경규제도 엄격한 탓이다.

 

만약 중국이 희토류 제한조치를 가동하면 미국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중국은 2010년 동중국해 센가쿠 열도를 두고 일본과 영토 갈등이 심화됐을 때 희토류 수출 중단을 선언해 상대에게 고통을 안긴 바 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