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그제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즉각 반환을 요구했다. 김 대사는 “미국은 불법적이고 무도한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이번 사건은 북한에 대한 극단적인 적대정책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유엔 안보리가 결정한 대로 국제적 제재는 유지되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재 유지 원칙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북한의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유엔주재 대사의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와이즈 어니스트호 반환을 촉구한 것은 이 화물선 압류가 갖는 외교적·경제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미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압류·몰수 절차에 들어간 첫 사례다. 북한의 불법교역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 대북제재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경고 의미가 담겼다. ‘자력갱생’을 선언한 북한 입장에서 외화 벌이에 큰 역할을 하는 대형 화물선의 몰수는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이다. 북한으로선 절대 밀려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화물선 압류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