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벼룩 득실…美 도심에 탑처럼 쌓인 쓰레기 ‘치우는 데만 9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 NBC4 방송 화면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도심의 패션 지구 등이 뒷골목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현지 NBC4 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4 탐사보도 태스크포스인 ’아이(I)-팀’이 최근 드론(무인 비행기)을 활용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LA 다운타운 7가와 세레스 애비뉴 사이 골목에 탑처럼 쌓인 쓰레기는 지난해 10월 에릭 가세티 시장의 방송 인터뷰 직후 치워졌으나 불과 6개월여 만에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갔다.

 

패션 지구 상가단체 대표인 에스텔라 로페스는 NBC4에 “벼룩이 내게 뛰어오를 것 같다는 생각에 거리를 지나다닐 수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NBC4는 LA 시청의 민원 서비스인 311에 전화를 걸어 쓰레기를 치워 달라고 요청했더니 “90일 정도 소요될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전염병 전문가 제프리 클라우스너 박사는 “쓰레기, 특히 음식 잔류물은 쥐를 유인한다”며 “티푸스성 질환으로 공중위생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쓰레기산을 신속하게 치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 워싱턴DC 등 미국 내 다른 대도시의 당국이 유해 설치류 박멸에 힘을 쓰고 있지만, LA는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NBC4는 지적했다.

 

LA 도심의 관광명소로 유명한 32층짜리 시청사 건물에서도 천장과 카펫 등에 티푸스성 질병을 옮기는 쥐와 벼룩이 득실거리는 것으로 나타나 시 의회 차원에서 유해동물과 해충의 박멸 결의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