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한빛원전 1호기(950MW급)는 최근 ‘열출력 급증 사고’ 이전에 이미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 사고가 발생해 폐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빛원전은 1986년 1호기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지난 30년간 정비 중에 40건에 육박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23일 한빛원전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에 따르면 한빛 1호기 사고·고장 사례는 이번 열출력 급증 사고 직전인 지난 3월 9일과 1월 3일에 각각 한 차례씩 더 있었다.
원전 호기별로 보면 상업운전 30년이 넘은 한빛원전 1호기가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2호기(상업운전 1987년)는 10건이었고, 30년이 되지 않은 3호기(1995년) 6건, 4호기(1996년) 7건, 5호기(2002년) 5건, 6호기(2002년) 0건이었다.
상당수 사고는 작업자 실수나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다.
지난 10일 발생한 한빛 1호기 수동정지 사건은 면허가 없는 작업자가 제어봉을 조작하다가 원자로 출력이 급속도로 올라가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감독자의 관리도 허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한빛 2호기가 정비를 끝내고 재가동을 위해 출력을 높이던 중에 증기발생기 수위가 낮아지면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췄다. 조사 결과 사고는 운전원이 실수해 증기발생기 수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10월 한빛 1, 2호기의 전원 공급이 차단되는 사고가 있었는데, 2호기 점검 과정에서 작업자가 잘못된 회로에 전기 단자를 꽂으면서 발생했다.
2014년 1월에는 한빛 4·5호기 정비 중 방수로에서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관리자가 없고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하다가 물에 휩쓸려 숨지기도 했다. 지난 3월 가동 중 주 변압기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해 발전이 정지한 한빛 5호기는 점검 중 주 변압기 보호 배전반의 내부 회로가 설계와 다르게 잘못 설치됐기 때문이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고창군민행동’의 한 관계자는 “반복되는 사건·사고는 결국 핵발전소 운영뿐만 아니라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광=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