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서북부 광역교통 개선안’을 통해 3기 신도시 지정 발표에 반발하는 일산·운정·검단 등 서부 수도권 1·2기 신도시 주민 달래기에 나섰다. 지하철 3호선을 파주까지 연장하는 등 광역전철노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이날 세종특별자치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서북부 1·2기 신도시는 교통 인프라도 불충분하고 철도망도 분절적이었다. 저 역시 일산에서 출퇴근한 사람으로서 이 불편함에 매우 공감했었다”며 1·2기 신도시를 겨냥한 ‘서북부 광역교통 개선안’을 제시했다.
기존 광역전철들을 1·2기 신도시까지 연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일산신도시까지만 들어와 있는 지하철 3호선을 파주 운정신도시까지, 현재 인천지하철 2호선도 검단신도시를 거치고 한강을 건너 일산신도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곡∼소사선도 현 대곡역까지 운행하는 것에서 일산을 경유해 운정신도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운정신도시에서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을 거쳐 동탄신도시까지 운행하는 GTX A노선도 2023년 말까지 차질없이 개통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철도 외 교통 문제로는 자유로 등 주요 광역 간선도로의 지하공간을 활용해 도로를 확충하는 방안을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특정 지역에 가야 주거에 대한 희망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 어디를 살아도 주거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이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산이 지역구인 김 장관은 자신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변경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엔 “출마를 한다면 일산에서 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개선안이 기존 대책의 재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하철 3호선 연장안은 2016년 발표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대곡∼소사선 연장안도 일산역까지 연장은 국토부와 고양시 등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일산신도시연합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날 김 장관의 간담회 발언이 공개되자 “새로운 게 전혀 없다. 몇 년째 약속한 것을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는 거 아니냐”, “인천에서 일산을 이어서 얻는 게 뭐냐”는 비판이 올라왔다. 이들은 25일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한편 김 장관은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나 저 역시 지금과 같은 방식의 준공영제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새로운 준공영제 모델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택지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에는 “동의한다”면서 “지금 분양가가 적정한지 다시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