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투쟁’을 끝내고 ‘정책 투쟁’으로 전환한 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의 정책 실패를 겨냥하며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당의 등원 거부로 국회가 장기간 파행돼 민생 현안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다는 여권의 공격을 피하면서도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당 정책위원회는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무분별한 신도시 지정,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을 초래한 정부의 3기 신도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가장 강하게 반발 중인 일산을 찾아가 현장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전날 ‘한국당의 정책 투쟁’을 선언한 이후 사실상 첫 행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3기 신도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가 1·2기 신도시를 죽이면서 3기 신도시를 추진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이제 국회로 들어가고 싶은데 여당 원내대표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은 한국당이 국회에서 강하게 싸워 주기를 원하고 있다”며 “국회 등원에 특별한 명분이 필요한 건 아니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을(乙) 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당을 겨냥해 “민생 대장정 결과를 토대로 분야별 입법, 예산 세부계획을 세우겠다고 했는데 국회 정상화 없이 무슨 입법, 예산 세부계획이냐”고 비판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