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간)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한국인 최소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 유람선이 안전벨트나 구명조끼 등의 안전장비를 전혀 갖추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광역시에 산다고 밝힌 이광희씨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다뉴브강을 올라가는 배는 우측, 내려오는 배는 좌측으로 지나는데 강폭이 한강의 3분의 1 정도 된다”며 “기상이 안 좋을 때는 배가 대열을 맞추는 게 힘들어 충돌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다뉴브강에서 같은 유람선을 탔던 이씨는 “(유람선에) 구명조끼나 튜브, 작은 피신용 배가 있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탑승 순간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게 구명조끼라는 게 아예 구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불안해서 가이드한테 ‘아니, 구명조끼 없는 배에 탑승시키느냐’고 물었더니 가이드가 ‘여기는 다 그래요’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배에서) 내리면서 ‘나중에 이건 개선되어야 됩니다. 우리 대한민국 관광객이 거의 대부분인데 여행사에서 선주들한테 이야기를 하면 구명조끼 구비를 할 건데 왜 이 위험한 유람을 시킵니까, 야간에 더욱이’ 이렇게 항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의자에 안전벨트도 없었다면서, “배끼리 충돌하면 더 큰 사고, 대형 사고가 날 게 뻔한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더라”며 “그렇게 하는 나라 문화도 이해가 안 되고, 그런 배에 탑승을 시킨 우리나라 여행사들도 왜 이렇게 하는지 굉장히 불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씨 외에도 과거 같은 유람선을 탔다고 밝힌 이들의 안전불감증 지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상무 참좋은여행사 최고 고객책임자는 30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유람선 탑승자 중 한국인 관광객은 30명, 현지 가이드 1명과 현지인 선원 2명까지 포함하면 총 33명”이라며 “유럽에서 유람선 탈 때 통상적으로 구명조끼 위치 확인해주는데 (관광객들이) 입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여행사는 해당 유람선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