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당시 한국인은 총 33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이 가운데 6세 여아와 엄마, 조부모 등 3대 가족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헝가리 여행 상품을 기획한 ‘참좋은여행’은 30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본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탑승객 중 무사히 구조된 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구조된 여행객은 정모(31·여), 황모(49·여), 이모(66·여), 안모(60), 이모(64·여), 윤모(32·여), 김모(55·여)씨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한국인 탑승객 중 7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탑승객의 연령대는 6세 여아부터 1947년생 72세 남성까지로 파악됐다. 3대가 함께 여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광고홍보부장은 “6세 여아는 엄마, 조부모와 함께 유람선에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아이의 외삼촌, 즉 엄마의 남동생과도 연락이 닿았다. 최대한 빨리 비행기표를 예매해 현지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세 여아의 외삼촌이라고 밝힌 김모씨가 이날 오후 참좋은여행 본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김씨는 “여행사에서 연락을 받지 못해 너무 답답해서 왔다”면서 “외교부에 직접 전화해서 탑승자를 확인했는데 당장 갈 수 있는 비행기편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사고 유람선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 9개팀이 탑승했다. 이 중 대전 서구에 주소를 둔 정모(28)씨는 논산에 사는 누나(31)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누나는 구조됐지만 아직 동생의 생사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 중구의 안모(61)씨 부부도 남편만 구조되고 아내 김모(60)씨는 실종 상태다. 서산 최모(63)씨 부부와 세종 유모(62)·대전 대덕구 설모(57)씨 부부는 모두 실종 상태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신원파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여행사 측이 사전에 여행객의 주소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객들은 5월25일 출발해 6월2일 귀국하는 ‘발칸 2개국 동유럽 4개국’ 일정 상품을 인터넷이나 전화로 구매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까지 기재하고 비용 지불을 마치면 확정되는 프로세스를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주소와 휴대전화 연락처 등의 기타 정보는 필수사항이 아니었던 탓에 신원확인을 하고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날 사고는 한국인 관광객 30명이 출국한 지 5일 만에 발생했다. 이들은 다음달 2일 귀국 예정이었다.
김승환·이강진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