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군인 A씨는 부대 위병소를 관리하는 근무병이다. 부대의 입출 인원 관리와 함께 면회실 관리, 청소도 모두 그의 몫이다.
첫 근무 투입 날, 제발 별다른 일이 없기를 기도한 A씨의 바람과 달리 첫날부터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졌다.
주말 오후 시간이었다. 당시 주말임에도 면회객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면회 끝날 시간이 거의 다 끝났을 때는 커플 한 쌍만 남아있었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좋았는지 그 군인은 여자친구에게 계속 스킨십을 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도 그들의 스킨십은 처음보다 '진한 정도'가 빠지지 않았다.
A씨는 낌새가 이상했으나 "별일 없겠지"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위병 근무를 마저 이어갔다.
그러던 중, 몇 분이 지나 혹시 하는 마음에 중간에 면회실 쪽을 살펴보니 해당 커플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위병소를 나가지 않았으니 그들이 있을 곳은 화장실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그곳은 따로 분리되지 않은 '남녀 공용' 화장실이었다.
그 커플은 10분이 넘어도 나오지 않았고, 5분 정도 더 지나 자리로 돌아왔다.
얼핏 보이는 그들의 표정에는 알 수 없는 흐뭇함과 야릇함 등이 한데 어우러져 묘한 표정이 느껴졌다.
A씨는 이후 위병 근무를 마치고 확인을 위해 조용히 화장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설마 했지만 화장실을 확인하고 나서 A씨는 일말의 희망(?)을 버려야 했다. 아닐 거라고 믿고 싶었던 일이 벌어진 탓이었다.
화장실 변기 안에는 두 커플이 나눈 사랑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무언가가 담겨 있는 콘돔, 잔뜩 뭉쳐져 있는 휴지 조각들이 있었다.
A씨는 상부에 보고해야 할지,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흔적들을 조용히 처리하고 가슴속에 그날 일을 묻었다.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질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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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