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의한 협치 / 알랭 쉬피오/박제성/한울아카데미/3만9500원
법치국가란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이상에 근거한다. 그런데 지금 현대 국가는 만인이 숫자로 가치가 매겨지고 그에 따라 대우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수치의 합리성’으로 교체되는 듯하다. 경제 영역뿐 아니라 학문을 포함한 모든 영역이 측정되고 숫자로 표현된다. 숫자에 의한 통치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조직·국가·국제 관계까지도 지배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신자유주의와 사이버네틱스 철학은 숫자에 의한 통치를 가져왔다. 숫자로 환원되는 성과 위주의 통치는 숫자의 지배와 인위적 예속관계로 귀결되고 있다.
저자는 ‘콜레주 드프랑스’에서 명강의로 유명한 알랭 쉬피오(Alain Supiot) 교수다. 이 책에서 현대 사회를 분석하는 적절한 기법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바람직한 통치 질서와 정의로운 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풍부한 영감을 주고 있다. 그는 2012년에 콜레주 드프랑스에서 법학 분야의 석좌교수로 선출되어 현재 ‘사회국가와 세계화: 연대에 관한 법학적 분석’ 강좌를 맡고 있다. 그는 2007년 낭트고등과학연구원을 설립하여 2013년까지 원장을 지냈다. 콜레주 드프랑스는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해 최고의 강의를 제공하면서도, 학위를 주지 않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1530년 설립된 콜레주 드프랑스의 강의는 누구든 조건 없이 들을 수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