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구조자 소식이 난망한 가운데 화려한 낭만의 상징이던 다뉴브강엔 슬픔이 차올랐다. 사고 직후 구조된 7명, 사망이 확인된 7명을 제외한 2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수색 작업이 성과 없이 장기화하면서 생존자에 대한 희망도 희박해져가는 상황이다. 평소라면 즐거움으로 가득했을 다뉴브강변은 30일(현지시간) 밤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로 차분했다. 교각 주변 곳곳에 현지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국화와 촛불이 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부다페스트 한국대사관 주변에도 조화가 하나 둘 쌓였다. 대사관 철제 담에 노란 리본이 묶여있기도 했다.
전날 사고 여파인지 이날 밤에는 크루즈 또는 유람선이 30여분 동안 한두 대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가 급감했다. 한 외신은 사고 현장 앞에서 “부다페스트 유람선 관광 100여년 역사에 이런 참사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수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헝가리는 정부 통계상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3100만명 가까이 찾은 인기 여행지다. 특히 수도 부다페스트를 가로지르는 다뉴브강 유람선 투어는 핵심 관광상품으로 크루즈부터 작은 선박까지 상당한 숫자가 운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헝가리 정부가 너무 많은 수의 유람선을 허용해 이번과 같은 참사가 났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응급 의료진 중 한 명인 가보르 재커는 뉴욕타임스(NYT)에 “그 정도 급류에 휘말렸다면 떠내려가는 동안 팔·다리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수 있다”며 “어두운 밤인 데다 순식간에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대부분 감당하기 힘든 패닉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승객들이 약 20분 이내에 구조되지 않는 한 저체온증을 피하기 힘들었으리란 설명이다.
부다페스트=김승환 기자,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