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유람선 ‘허블레아니’ 침몰 사고 사흘째인 31일 헝가리 당국이 한국인 실종자 19명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좋지 않은 날씨와 불어난 강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현지언론에 따르면 유람선이 침몰한 다뉴브강의 수위는 5를 넘었고, 이날에는 6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현지 기상상황은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헝가리 대테러청에서 잠수부가 투입돼 선체 내부 수색작업도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경찰청은 실종자 수색을 총괄 지휘하고 있고 대테러청에서도 수색 및 구조를 하고 있다. 헝가리 해경 등은 헬리콥터와 수중 레이더 등도 동원했다.
헝가리 당국은 다뉴브강 하류 30㎞ 지점까지 작업 범위를 넓히며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세르비아와 협력해 강 하류 부근에서도 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특수부대인 코브라 부대의 구조전문 요원 10명을 부다페스트에 보냈다고 헝가리 내무부는 전했다. 당국자는 “세르비아에서는 경험 많은 잠수부 14~15명이 투입돼서 강바닥까지 수색하고 있다”며 “대부분이 우방국이기 때문에 최대한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는 빠른 유속으로 실종자들이 다뉴브강을 타고 인접 국가로 넘어갔을 가능성을 고려해 세르비아·크로아티아·불가리아·루마니아 등에 협조 요청을 해놨다. 특히 다뉴브강 유역에 댐이 있는 루마니아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이 중 세르비아 당국은 수색경험이 풍부한 잠수부 14∼15명을 투입해 강바닥과 둑을 살펴보고 있다고 한국 측에 알려왔다.
우리 정부의 신속대응팀 선발대는 전날 오후 현지에 도착해 이날부터 헝가리 당국과 공동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잠수사 작전대대 7명과 수중 수색이 가능한 소방청 구조대원 등이 탐지작업을 벌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현지에 도착해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과 함께 사고 현장을 찾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헝가리 당국은 크레인을 동원해 수심 3m 구간에 침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고 선박 인양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속이 빨라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헝가리에서 당초 48시간 정도의 인양 기간을 예상했지만 유속이 빨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특히 댐이 있고 유역을 떠내려온 유해가 발견된 적이 있는 루마니아 공관에 집중적으로 전문을 보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김승환 기자, 홍주형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