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3명 등 35명을 태우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Hableany, 헝가리어로 ‘인어’)와 인근 유역에 대한 수색 작업이 이틀째 이어졌지만 실종자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 불어난 강물과 기상 여건으로 초기 수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전체 실종자 수색 시간이 길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 발생 시간과 빠른 유속 등을 감안하면 실종자들이 헝가리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어 수색 작업은 인접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헝가리 경찰은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크루즈선 선장을 체포하고 신원을 공개했다. 헝가리와 우리 정부는 사고현장에서 실종자 합동 수색에 나서는 한편 사고 유람선 인양을 서두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헝가리 대테러청에서 잠수부가 투입돼 선체 내부 수색작업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헝가리 경찰청이 실종자 수색을 총괄 지휘하고 있고 대테러청도 수색 및 구조에 나섰다. 헝가리군과 해경도 각각 인력과 헬리콥터, 수중 레이더 등을 동원하고 있다. 헝가리 당국은 또 침몰 상태인 사고 선박 인양을 위해 크레인을 동원한 인양 작업도 벌이고 있지만 속도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이날 헝가리 인터폴의 동의를 받아 나머지 사망자 5명과 향후 발견될 실종자의 신원 감식 등을 위해 경찰 4명을 헝가리로 보냈다. 이들은 헝가리 경찰과 협조하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보유한 지문 정보를 활용하면 2~4시간 안에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사고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탑승객 가족 10명이 출국한 것을 시작으로 총 44명의 가족이 현지로 이동했다. 이들의 DNA를 채취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사고 유람선과 추돌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의 선장은 우크라이나인 유리 C.(64)로 신원이 공개됐다. 헝가리 경찰은 이날 성명에서 “(사고 선박의 선장이) 용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며 “조사 후 이 선장은 구금됐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부주의 태만으로 수상 교통에서 다수의 사망 사고를 낸 혐의가 적용됐다.
정부는 이날까지 현지에 47명의 신속대응팀 인력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배상 책임 등 법적 책임 조사를 위해 법률 전문가도 우리 공관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다페스트=김승환 기자, 홍주형·정지혜·이강진 기자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