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3명 등 35명을 태우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와 인근 유역에 대한 수색 작업이 이틀째 이어졌지만 실종자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 불어난 강물과 기상 여건으로 초기 수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전체 실종자 수색 시간이 길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헝가리 경찰은 31일(현지시간)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선장을 체포해 구금조사한 결과 이번 사고가 선장의 과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크루즈선은 유람선을 추돌한 뒤 바로 승객을 구조하지 않고 운항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헝가리와 우리 정부는 사고현장에서 생존·실종자 합동 수색에 나서는 한편 사고 유람선 인양을 서두르고 있다. 헝가리 경찰은 추가 조사 내용을 6월 2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한국인 7명의 신원은 모두 확인됐다. 50대 여성 김모씨와 이모씨가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어 먼저 신원이 파악됐다. 이후 헝가리 당국이 제공한 지문 자료를 토대로 나머지 5명의 신원도 확인됐다. 경찰청은 이날 헝가리 인터폴의 동의를 받아 경찰 5명을 헝가리로 보냈다. 이들은 헝가리 경찰과 협조한다.
사고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이날 총 44명의 가족이 현지로 이동했다.
사고를 낸 크루즈선 선장은 우크라이나인 유리 C(64)로 신원이 공개됐다. 헝가리 경찰은 선장의 과실 내용에 대해선 이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구금과 체포영장 발급에는 부주의 태만으로 수상 교통에서 다수의 사망 사고를 낸 혐의가 적용됐다.
한국과 헝가리는 이날 본격적인 합동수색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까지 현지에 49명의 신속대응팀 인력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페테르 시야르토 외무장관과 긴급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 장관은 회견에서 “헝가리 측에 실종자 수색작업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계속 협조해주실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부다페스트=김승환 기자, 홍주형·정지혜·이강진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