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5세 시대는 독일까, 약일까.’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급격한 고령화 문제의 해법으로 정년연장 카드를 공식화하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저출산 고령시대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청년 일자리 문제 등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고스란히 재정부담으로 돌아온다. 노인 인구가 늘면 의무지출과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노인에 대한 의무지출은 지난해 9조8000억원대에서 2022년에는 16조9000억원대로 늘어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년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법정 정년을 5년 늘리면 당장 올해 노년부양비가 20.4명에서 13.1명으로 떨어진다. 노년부양비는 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고령인구 숫자다. 노인 부양에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다.
정년연장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당장 청년 실업이 가장 큰 문제다. 고령자들이 일자리에 오래 있을수록 청년들의 취업 문은 좁아지는 구조여서 세대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경직된 노동시장과 강성 노조 활동 등으로 기업들이 애를 먹는 상황에서 정년연장은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 임금구조 개편 없는 정년연장은 ‘철밥통’만 양산할 수 있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지난할 수밖에 없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년연장은 꼭 다뤄져야 할 내용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며 “(홍 부총리의 발언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혼란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나온 발언인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