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가업(家業) 상속 공제 혜택을 받는 중소·중견기업의 업종·자산·고용 유지의무 기간이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들고, 요건이 완화된다.
다만 공제 대상 기업의 기준인 중소기업 및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 한도인 500억원은 각각 유지된다.
정부는 11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 협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가업상속지원세제 개편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올해 세법 개정안에 반영돼 오는 9월 초 국회에 제출,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당정 협의 모두 발언에서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이번 개편이 가업의 안정적 유지와 경쟁력 제고를 통해 고용 불안과 투자 저해 요인을 해소해 중소·중견기업의 활력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중소기업 또는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가업을 물려받으면 피상속인이 경영한 기간에 따라 500억원 한도로 상속세 과세가액을 공제해 부담을 덜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가업 상속 후 사후관리 기간 동안 주된 업종을 유지해야 하고, 20% 이상 자산을 처분할 수 없다. 또 고용 인원을 유지해야 하는 등의 요건이 붙는다.
어기면 원 상속세와 이자를 부과한다.
당정은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기업이 업종과 자산,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독일은 7년, 일본은 5년인 점을 감안했다는 게 당정의 설명이다.
업종 변경 범위도 기존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 내에서 중분류 내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식료품 제조업(중분류) 내 제분업(소분류·전분 및 전문제품 제조업)에 대해서는 제빵업(소분류·기타 식품 제조업)으로 전환해도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당정은 기술적 유사성이 있지만, 중분류 범위 밖에 해당하는 업종으로 변경이 필요할 때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승인하면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가 마련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의약품 제조 기술(중분류·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을 활용해 화장품 제조업(중분류·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사례 등이다.
당정은 또 가업상속공제 기업의 사후관리 기간 내 자산 처분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사유에 한해 예외 사유를 추가하기로 했다.
업종 변경 등 경영상 필요에 따라 기존 설비를 처분하고 신규 설비를 대체취득하거나 기존 자산의 처분이 불가피하다면 추가적 예외를 인정, 기업상속공제 혜택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당정은 또 중견기업에 대해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드는 사후관리 기간을 통틀어 계산했을 때 상속 당시 정규직 근로자 수의 120% 고용유지 의무를 100%로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중견기업은 사후관리 기간 통산 상속 당시 정규직 근로자 수의 120%, 중소기업은 100%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기업상속공제 혜택을 계속해 받을 수 있었다.
중소·중견기업 모두 해마다 상속 당시 정규직 근로자 수의 80%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
당정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의 현행 기준인 중소기업과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은 유지하기로 했지만, 매출액 기준을 추가 완화하자는 요청이 있어 향후 국회의 세법 심사과정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상 기업 매출액 기준과 관련해 축소와 확대 등 다양한 의견이 있고, 제출된 법에도 여러 의견이 있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심도 있게 논의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상속 기업의 탈세 또는 회계부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으면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배제하거나 사후 추징에 나서기로 했다.
탈세는 포탈세액이 3억원 이상이면서 세액의 30% 이상이거나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이면 기업상속공제 대상 제외와 더불어 공제 추징에 들어간다.
회계부정은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5% 이상이 대상이다.
당정은 이밖에 모든 중소·중견기업을 상대로 가업상속 시 상속세와 증여세를 최대 20년에 걸쳐 나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연부연납 특례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피상속인의 경영·지분보유 기간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상속인의 상속 전 2년간 가업종사 요건도 없앤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