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 좀 도와줘.”
지난 1월 임신 23주 하고 5일 만에 몸무게 510g의 아기를 낳은 A씨는 애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 입원하자마자 다른 아기 엄마한테 SOS(구조 요청)를 했다. 기저귀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시중에 나온 신생아용 기저귀는 너무 커 1㎏ 미만 아기용을 따로 사야 하는데 ‘품절’이었다.
A씨는 결국 주변 아기 엄마들한테 “이른둥이 기저귀 업체에서 주는 ‘샘플’을 받아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디 1개당 1팩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저귀 1팩 가격은 1만7000∼2만원, 딱 사흘치다. 결국 지인의 지인, 이웃의 이웃까지 ‘총동원’해야 했다. 그런데 기저귀가 끝이 아니다. 모유강화제와 옷, 흔히 ‘쪽쪽이’로 불리는 공갈(인공)젖꼭지 등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는 1㎏ 미만 아기가 입을 작은 사이즈 옷이 드물어 산후조리 기간 ‘해외직구’에 매달리는 이도 흔하다. 출산 후에도 ‘엄마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일이 산더미인 셈이다.
인터넷 활용 능력이 떨어지거나 온라인 친목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산모들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의지할 곳은 다른 이른둥이 엄마들의 ‘나눔’이나 ‘드림’(기증)뿐이다. 쓰다가 남은 기저귀, 혹시 몰라 다른 이른둥이를 위해 넉넉히 사둔 옷 등을 주고받는다. 심지어 사용 기한이 남은 젖병이나 공갈젖꼭지도 소독 후 물려주고, 물려받는다. 서로 주소도, 이름도 모르지만 함께 이른둥이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꺼이 ‘연대’를 한다.
A씨는 “그나마 주변에 아는 엄마가 많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엄마들끼리라도 연대하지 않으면 이른둥이를 키울 수 없다”고 귀띔했다.
특별기획취재팀=김태훈·김민순·이창수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