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머리카락으로 얼굴 가리고 입 다문 고유정, 아들 때문?

12일 살인·사체손괴·사체유기·사체은닉 등 혐의 검찰 송치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신상정보공개 결정에도 여전히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씨를 살인·사체손괴·사체유기·사체은닉 등 혐의로 12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검찰에 신병이 인계돼 경찰서를 나선 고씨는 검은색 티셔츠와 검은색 치마를 입고 남색 체육복 상의를 어깨에 걸친 채 취재진 앞에 섰다.

 

고씨는 지난 5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돼 마스크나 모자 등을 쓰지는 않았지만,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이는 방법으로 스스로 얼굴을 가렸다.

 

포승줄에 묶인 고씨의 오른손엔 흰색 붕대가 여전히 감겨 있었다.

 

고씨는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뒤 진술녹화를 마치고 처음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 6일에도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꼭꼭 숨겼다.

 

당시 고씨는 “아들과 가족때문에 얼굴 공개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며 얼굴공개를 강력하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씨가 지난달 25일 펜션에서 아들(6)이 옆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전 남편을 살해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피해자 유족들은 경찰서 앞에서 고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얼굴을 들라”며 울분을 토했다.

 

또 막아서는 경찰에 “살인자를 보호하는 것이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고씨는 경찰 차량으로 이동하는 내내 시선을 땅으로 고정하고 취재진 질문에 한마디도 답변하지 않았다.

 

고씨는 양팔을 잡은 경찰이 천천히 걷자 힘을 주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고씨는 이날 경찰서를 떠나 검찰 조사를 받고 제주교도소로 향한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전 남편 A(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지방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4일 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고씨의 실명과 나이,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