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파란’. 16일 오전 1시 폴란드 우치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에 나설 한국과 우크라이나 등 두 팀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대회 직전만 해도 우승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던 이들은 매 경기 강호들을 연파하며 대진표 마지막까지 파죽지세로 올라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승 대진을 완성했다. 그런데 여기에 두 팀을 공통으로 상징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하나 더 따라붙는다. 바로 ‘인내심’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 ‘인내심의 팀’으로 통한다. 설사 상대에게 점유율과 주도권을 내주더라도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수비로 득점만큼은 내주지 않고 버텨내고, 상대 체력이 떨어질 즈음인 후반 중반 이후 승부를 걸어 성과를 내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승부차기 승리 1회 포함 5승을 거뒀지만 세네갈과의 8강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상대에게 점유율을 10%포인트 가까이 더 내줬다. 그러나 버티고 버텨 끝내 마지막에는 웃었다. 이 경기들에서 뽑은 8골 중 6골이 후반 중반 이후 나왔다.
이런 승리 공식은 우크라이나가 치른 경기들에서도 그대로 찾아낼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에서 5-4-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경기를 치렀다. 8명을 수비와 중원에 배치하는 5-3-2 포메이션을 활용한 한국을 뛰어넘는 9명이 수비와 중원에서 촘촘하게 그물망을 치며 상대를 봉쇄한 것. 6경기 5승1무, 3실점의 안정된 수비력은 여기에서 기인했다. 대신 경기 주도권은 완전히 포기해 4-1로 대승을 거둔 파나마와의 16강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점유율을 내줬다. 상대가 지칠 때까지 거친 수비로 버티고, 측면 크로스와 뒤에서 파고드는 역습 등으로 득점을 만들어 한 골 차로 승리하는 ‘인내심의 승부’를 우크라이나도 성공적으로 해왔다.
결승에서는 수비적 전술로 토너먼트를 헤쳐온 두 팀이 기존 승리 공식대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앞선 경기들을 통해 나올 만한 새로운 전략은 모두 꺼냈고, 시간도 얼마 없기 때문에 양 팀 모두 잘해온 기존 전략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서필웅·박유빈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