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린 10년 전 제주 보육교사 피살사건 피의자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 심리로 13일 오후 열린 제주 보육 여교사 살인사건 5차 공판에서 검찰은 강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의자 박모(50)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신상정보공개 명령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미세섬유 증거와 관련 법의학, 폐쇄회로(CC)TV 영상, 과학 기술 등으로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실체적 진실에 도달했다”며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26살 여성을 강간하는 데 실패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차가운 배수로에 방치한 만큼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피고인에 대한 결심공판은 변호인 측의 최후변론 준비가 안 돼 2주일 뒤인 오는 27일로 미뤄졌다.
박씨는 2009년 2월 1일 새벽 자신이 몰던 택시에 탄 보육교사 A(당시 27·여)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애월읍 농로 배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며 장기 미제로 남아있었다.
경찰은 2016년 2월 장기미제 전담팀을 꾸리면서 수사를 재개했다.
경찰은 박씨의 차량 운전석과 좌석, 트렁크 등과 옷에서 A씨가 사망 당시 착용한 옷과 유사한 실오라기를 다량 발견, 미세증거 증폭 기술을 이용해 증거로 제시했다.
경찰은 이에앞서 지난해 5월 18일 박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해당 증거가 박씨의 범행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검찰은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보강수사를 진행, A씨의 피부와 소지품에서도 박씨가 당시 착용한 것과 유사한 셔츠 실오라기를 찾았다.
또한 이 같은 증거와 당시 택시 이동 경로가 찍힌 CCTV 증거를 토대로 사건 당일 박씨가 차량에서 A씨와 신체적 접촉을 했다고 판단, 지난해 12월 박씨를 구속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