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혈액속 단백질의 일종인 효소를 젊은 쥐에게서 추출해 늙은 쥐에게 주사하면 신체활동이 활발해져 수명이 연장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이 효소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항노화 방법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과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14일자 미국 전문지 셀 메타볼리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나이가 들면 여러 장기의 기능이 쇠약해져 갖가지 질병에 걸리는 원인이 된다. 그런 요인중 하나로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NAD’라는 물질이 있다. NAD는 효소에 의해 체내에서 합성된다. NAD 합성에는 ‘NAMPT’라는 혈액속 단백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MPT는 지방조직에서 만들어져 막으로 포장된 '소포(小胞)' 상태로 혈액속을 이동, 뇌 등 각 장기에 운반된다. ‘소포’ 상태가 되지 않으면 노화억제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혈액속의 이 효소를 분석했다. 각각 6개월된 쥐와 18개월된 쥐를 조사한 결과 18개월 된 쥐의 NAMPT 양이 수컷은 6개월된 쥐에 비해 33%, 암컷은 74%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늙은 쥐는 이 효소의 양이 많을수록 해당 시점에서부터 장기간 생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AMPT의 양이 유지되도록 쥐의 유전자를 조작하자 나이가 들어도 신체활동 수준이 1년 젊어졌다. 사람으로 치면 50대가 20대로 회춘한 것과 같다고 한다. 수면의 질, 학습·기억력, 인슐린 분비량, 망막세포의 기능 등도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4~6개월된 젊은 쥐에게서 NAMPT를 추출해 늙은 쥐의 복부에 주 1회씩 3개월간 주사한 결과 수명이 15.8% 연장됐다. 털 모양이 좋아지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건강수명에 해당하는 '중간수명'이 연장되는 사실도 확인됐다.
논문 주저자인 이마이 신이치로(今井真一郎) 워싱턴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항노화 약품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NAMPT를 함유하는 ‘소포’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 사람에게 응용하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