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고백을 거절한 동료에게 자신의 체액이나 최음제 등을 커피에 타서 마시게 하고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관찰하는 등 은밀하게 성적으로 괴롭힌 대학원생에게 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14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절도, 폭행, 상해미수, 재물손괴·은닉, 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대학 연구실 옆자리에서 생활하는 피해자 B씨가 자는 모습을 보거나 훔친 B씨 속옷, 사진을 이용해 수십 차례 음란행위를 한 뒤 자신의 체액을 몰래 커피에 타 B씨에게 마시게 했다.
또 침이나 가래, 최음제, 변비약을 B씨 커피에 타 마시게 하기도 했다.
A씨는 자신의 체액을 B씨 화장품에 묻히기도 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A씨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몰래 B씨 대화나 통화를 녹음하는가 하면 B씨 소유 휴대전화, 태블릿 PC, 노트북, 외장 하드를 훔쳐 버렸다.
A씨는 B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사적 비밀을 침해하고 B씨 연구자료, 생활자료를 잃어버리게 해 고통과 불편을 겪게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18년 4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은밀하게 B씨를 성적 가해 대상으로 삼았다고 판단했다.
B씨는 뒤늦게 A씨 범행을 알게 돼 큰 충격을 받고 연구와 학업은 물론 일상생활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재판부는 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은 자신의 애정 고백을 거절한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고 괴롭혀 성적 쾌감을 느끼는 잘못된 욕구에서 비롯됐다”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에게 범행을 지속해 이에 상응하는 마땅한 형벌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