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그 대학의 크리스토프 블레시(사진) 교수는 “세계 출판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 출판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레시 교수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사)출판유통진흥원(회장 김종수) 주최로 개최되는 ‘2019 북비즈니스콘퍼런스’에서 이 내용을 중심으로 주제 발표할 예정이다. 콘퍼런스는 서울국제도서전에 맞춰 개최된다.
블레시 교수는 이에 앞서 진행된 세계일보와 e메일 인터뷰에서 “ICT 관점에서 인공지능은 종래 시스템의 능력을 초월한다. 창조적인 인공지능은 유전공학이나 핵전력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DeepL 기계번역이나 구글의 알파고(AlphaGo), 아이비엠의 왓슨(IBM’s Watson) 등이 그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의 일부 출판사들은 AI에 책 데이터를 입력한 다음, 실제 출판 시장이나 독자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등을 사전 검토해보는 데 활용하고 있다.
블레시 교수는 “책 출간 또는 제작 단계에서 AI 활용이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일 수 있으나 폭발적인 트렌드의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독일 출판사들은 이런 변화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세계적인 책 판매사로 아마존이 있지만, 독일 유통 시스템이 유일하게 아마존에 필적하는 유통 기술로 대응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연간 9만여종의 새 책이 발간되고 있으며, 2017년 장르 기준으로 픽션(31.9%), 어린이 및 젊은 성인용 책(16.3%), 자기개발서(14.3%) 순으로 집계되었다”면서 “2017년 판매액은 91억3100만유로”라고 소개했다. 이어 “독일 출판 시장은 제작, 유통이 완전히 디지털화되어 있고, 2017년 전자 책 판매금액은 점유율에서 4.6% 수준이며, 2015년 이래 별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전자책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종이책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접근 경로도 다양화하고 있다.
블레시 교수는 “독일에는 스프링거네이처, 랜덤하우스, 베스터만 그룹, 코르넬센을 비롯한 3000여개 출판사가 있다”면서 “서점은 6000여개 정도이지만, 그 90%가 소규모 독립 서점이며, 대형서점은 탈리아와 후겐두벨 같은 기업으로,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수 대규모 서점이 출판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과는 매우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