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사진)에게 살해된 전 남편 강모씨(36) 유족은 고씨가 재력가 집안의 딸이라 고가의 변호사를 써 가석방될까봐 두렵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지난 14일 강씨의 동생 A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A씨는 “고유정은 돈 많은 재력가 집안이어서 좋은 변호사를 써서 몇십 년 살다가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고 가석방될까 무섭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유정의 아버지는 제주에서 렌터카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형은 매달 40만원씩 보내는 양육비 때문에 9900원짜리 옷이나 유행 지난 이월 상품만 입고 다녔다”며 “연구실 일이 바빠 주말에 이벤트 회사에서 물품을 나르거나 시험 감독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뼈 빠지게 일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면서) 밤새 논문을 썼다”며 “최근 한 달 간 (형의 차) 블랙박스 영상을 봤는데, 형은 학교와 집만 오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렇게 성실하게 살았는데 꽃도 못 피워 보고 갔구나 생각하니 서글펐다”고 토로했다.
또한 A씨는 “형은 다정한 아버지였으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제일 사랑했던 아들이자 내가 제일 존경했던 사람이었다”며 “과학기술논문(SCI) 인용색인 논문도 여러 편 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유수 기업에 취직할 기회도 있었지만, 공부를 더 하고 싶어 거절했었고 박사 과정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A씨에 따르면 강씨는 고유정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이혼 후 계속 그리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형은 조카와 함께 ‘노루도 보러 가고, 아쿠아리움도 보러 가야지’ 하면서 바람개비를 만들었다”라며 “그런데 한 번도 돌려보지도 못하고 떠났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아들을 그리워한 게 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무인 펜션에서 강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손괴한 혐의를 받아 지난 1일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이후 지난 4일 제주지법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며, 이번 사건을 수사한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2일 고씨를 기소 의견으로 제주지검에 송치했다.
고유정은 지난 오후 재혼한 현 남편 홍모씨에 의해 의붓아들을 살인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앞서 고유정의 만 4세 의붓아들은 지난 제주 본가에서 돌아온지 이틀 만에 3월2일 청주 자택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질식사했다.
홍씨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원한다”고 고소장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 사망 전날 고씨가 준 차를 마시고 유난히 깊이 잠든 점과 우리 나이로 6살 된 아이가 자는 도중 질식사했다는 점, 경찰의 초동수사 등이 허술했다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