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았던 'U-20' 10인의 유망주, 그들의 이번 대회 활약은?

태극전사들의 대활약 속에 축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이제 대망의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16일 새벽 1시 우치스타디움에서 열릴 한국과 우크라이나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이 대회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지게 된다. 다만, 대회를 빛낸 선수들의 활약만큼은 축구팬들의 뇌리에 오랜 기간 남아있을 것이다. 물론, 축구팬들에 기억될 어린 스타들이 대회 직전 기대했던 ‘그 이름’들은 아니다.

 

FIFA는 대회 개막을 앞둔 지난달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주목해야 할 10명의 선수(Ten players poised to star at Poland 2019)'를 선정했다. 이강인을 포함해 대회 직전까지 많은 축구팬들이 기대를 마지 않았던 10명의 유망주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몇몇은 U-20월드컵에서 기대를 뛰어넘은 활약을 펼치며 축구팬들의 머리 속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고, 어떤 이는 기대를 전혀 채우지 못하며 자신의 가치를 깎아먹었다. 과연, 10명의 기대주 중 어떤 선수들이 당초 받았던 기대감을 채워줬을까.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주목해야 할 10명의 선수’의 이번 대회 활약을 따라가 본다.

 

티모스 웨아(왼쪽)

티모시 웨아(Timothy Weah·미국·공격수)

 

1995년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현 라이베리아 대통령인 조지 웨아의 아들로도 화제를 모은 미국대표팀 공격수 티모시 웨아는 우크라이나, 나이지리아, 카타르와 맞붙은 조별리그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우승후보 프랑스와 치른 16강전에서도 1도움을 추가하는 등 미국의 8강 진출에 큰 기여를 해냈다. 여기에 1-2로 패한 에콰도르와의 8강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는 등 대회 내내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디에고 라이네즈(Diego Lainez·멕시코·미드필더)

 

멕시코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실망스런 팀이었고, 디에고 라이네스는 이 실망스러운 팀의 중심에 서있었다. 18세 나이로 스페인 라 리가 강호 레알 베티스의 1군 멤버로 보여준 활약을 U-20 월드컵에서도 재현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멕시코가 조별리그 3연패를 하는 동안 1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톰 델리-바시루(Tom Dele-Bashiru·나이지리아·미드필더)

 

맨체스터시티 유스 출신 유망주로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U-20팀 전체가 대회 중 경기 수당과 보너스 지급 문제로 팀워크가 완전히 붕괴돼 세네갈과의 16강전 1-2 패배로 대회에서 퇴장했고, 델리-바시루도 조별리그 2차전 이후로는 교체로 부분적으로만 나서는 등 씁쓸함 속에 대회를 마쳤다.

 

투르키 알-아마르(Turki Al-Ammar·사우디 아라비아·미드필더)

 

지난해 AFC U-19 챔피언십에서 사우디를 우승으로 이끌며 이번 대회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사우디의 조별리그 3연패 동안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얼링 할란드

얼링 할란드(Erling Haland·노르웨이·공격수)

 

중요했던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 뉴질랜드와의 2차전에서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하고 팀의 2연패를 지켜봤다. 이후 온두라스와의 3차전에서 무려 9골을 뽑아내며 팀의 12-0 대승을 이끌었지만 16강행은 무산됐다. 단 한 경기 활약으로 득점왕이 유력해졌지만, 이번 대회에서 그의 활약이 뛰어났다고 기억하는 팬들은 거의 없다.

 

라도슬라프 마제키(Radoslaw Majecki·폴란드·골키퍼)

 

폴란드 리그 최강팀 레기아 바르샤바의 주전골키퍼로 홈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스타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받았지만 콜롬비아와의 개막전에서 2골을 내주며 스타일을 구겼고, 조 3위로 가까스로 올라가 치른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도 0-1로 패하면서 이렇다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대회를 마쳤다.

 

모이세스 라미레즈

모이세스 라미레즈(Moises Ramirez·에콰도르·골키퍼)

 

올해 초 열린 남미 U-20 챔피언십에서 에콰도르를 사상 최초 우승으로 이끈 실력을 이번 대회에서도 보여줬다. 조별리그에서 단 2득점만 뽑아낸 에콰도르가 1승1무1패로 16강에 진출한 데에는 라미레즈의 공로가 컸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 3-1 승리, 미국과의 8강전 2-1 승리에도 라미레즈의 선방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호르헤 셀리코 감독이 대회 전 “에콰도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던 라미레즈는 결국 에콰도르에 U-20 월드컵 4강이라는 또 한번의 빛나는 성과를 안겼다.

 

댄-악셀 자가두(Dan-Axel Zagadou·프랑스·수비수)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나선 성인무대에서는 경험부족을 노출하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동년배들과 맞서는 U-20 대회에서는 충분한 위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예상대로 자신이 주장이자 수비 핵심으로 나선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프랑스가 무실점을 기록하며 충분한 위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16강에서 미국에 3골이나 내주며 탈락해 이번 대회 활약은 ‘용두사미’로 끝났다.

 

네우헨 페레즈(Nehuen Perez·아르헨티나·수비수) 

 

최근 몇 년간 성인무대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대파하고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꺾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아르헨티나의 중앙수비수였던 주장 네우헨 페레스는 이 초반 선전의 중심으로 많은 축구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페레즈가 경고누적으로 빠진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에 1-2로 패하며 페레즈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도 드러났다. 다만,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뒤 말리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하며 페레즈의 쇼케이스는 생각보다 너무 짧게 끝났다.

 

이강인

이강인(대한민국·미드필더)

 

18세 나이로 스페인 라 리가 명문 발렌시아에 1군 데뷔하며 기대를 모았던 이강인은 대회에서 이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활약을 보였다. 조별리그를 거치며 점점 팀에 녹아들더니 16강 티켓이 걸렸던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 이후로는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쏟아내며 대회 최고 선수로 올라섰다. 결국,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며 이 대회 골든볼 후보 1순위로 지목되고 있는 중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