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시신을 훼손한 날 현 남편과 태연하게 저녁을 먹고 노래방을 가는 등 데이트를 즐겼다는 현남편의 증언이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고유정의 현 남편 A(37)씨는 1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1일 고유정과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고, 간식을 먹는 등 데이트를 즐겼다”며 “고유정은 정말 태연했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고유정이 경기도 김포의 가족 명의 아파트에서 전남편의 시신을 훼손한 후 자신의 집이 있는 충북 청주로 돌아온 날이다.
A씨에 따르면 고유정은 집으로 돌아오기 전날인 30일부터 전남편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고 얘기했다. A씨는 “고유정이 아이 면접 교섭권 일로 전남편과 만난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는 (고유정과) 연락이 안 됐다”며 “지난달 30일 자정쯤 고유정에게 문자가 왔다. 전남편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고씨가 집에 돌아와 ‘성폭행을 방어하다 손을 다쳤다’고 하자 A씨는 이날 오후 병원에 고씨를 데려가고 함께 외식도 했다고 한다. A씨는 “고유정은 그날도 지인과 너무나 밝게 통화했고 노래방에도 같이 갔다”며 “다음날 제주도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고유정을 긴급체포했을 때 모든 게 다 거짓말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전남편을 살해할 때 썼던 칼, 표백제, 고무장갑 등 범행도구를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사던 날도 고유정은 A씨와 평소처럼 저녁을 먹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사건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제주에서 고유정을 만났다. 당시에도 평소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식사했다. 이상한 점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며 “사건 후 생각해보니 그날은 고유정이 마트에서 흉기와 세제를 구입한 날이었다.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나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아들을 만나러 온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최소 3곳 이상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돼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A씨는 지난 2월28일 청주 집에서 자기 아들이 질식사한 것과 관련해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정황이 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13일 제주지검에 제출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