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재평가 탈락…상산고 “결과 거부, 법정 대응”

전북교육청 하영민 학교교육과장이 20일 오전 브리핑룸에서 전주 상산고가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평가에서 커트라인에 미달하는 점수를 얻었다고 발표하고 있다.

 

전북 전주 상산고가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수를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 상산고와 총동창회 등은 즉각 반발하며 향후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전북교육청은 20일 오전 자사고인 상산고의 운영성과를 평가한 결과 79.61점으로 재지정 기준점수(80점)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상산고는 향후 청문과 교육부장관 동의 절차를 거쳐 전북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하면 내년 고입전형부터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상산고는 6개 영역 31개 평가지표를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과 입학전형 운영의 적정성 등 항목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곧바로 지정 취소를 위한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자사사고 지정 취소는 해당 학교 청문과 교육부장관 동의를 거쳐 최종 확정, 발표한다.

 

상산고의 경우 다음 달 초 전북교육감이 청문주재자를 통해 해당 학교에 청문을 실시한 뒤 같은 달 중순쯤 교육부장관에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교육부장관이 상산고 자사고 취소에 동의하면 8월초 고입전형기본계획을 수정해 9월 중순 2020학년도 평준화 일반고 전형요강을 공고할 예정이다.

 

전주시 완산구 상산고에 앞에 학교명이 적힌 표지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전북교육청은 전날 전북도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열고 상산고에 대해 심의한 결과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의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는 데 대해 원안 의결했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1월 자체 자사고 평가단을 꾸려 서면·현장평가, 학교 만족도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진행해왔다.

 

이에 상산고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상산고는 전북교육청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평가는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한 수순과 편법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평가 결과를 거부하고, 자사고 지정 취소시 법적 대응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중학 상산고 교감은 “전북교육청이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커트라인을 전국 시·도 교육청 상향 점수(10점)보다 2배나 높은 80점을 제시했다”며 “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예외로 인정하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의무를 평가 항목에 소급 적용하고 배점도 높여 부당하게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2015년 자사고 평가 당시 비교 평가한 일반고 2개교도 무난히 70점을 통과한 점 등을 감안해 교육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기준점을 80점으로 상향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상산고의 자사고 취소가 결정되면 컨설팅단을 구성해 일반고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는 등 적절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