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상산고가 재지정 평가 결과 기준이 미달됨에 따라 일반고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 저자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82)이 1981년 세운 학교로 김대중 정부 당시인 2003년 자사고로 지정됐다.
19일 오전 11시 전북교육청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가 발표되자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도교육청 입구에서 대기했던 학부모 200여명은 자사고 취소 결정과 관련, “공정성과 정당성을 잃었다”면서 법적 대응 등을 예고했다.
이 집회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애가 학교를 가고 싶어 한다”며 “애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학교를 왜 못 가게 하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아이도, 부모도 행복한 선택을 할 권리가 있다”며 ”상산고를 지켜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상산고는 공부만 시키는 다른 학교와 달리 학생들이 뛰놀게 했고, 책을 읽게 했다”며 “우리 아이에게만 특별한 공부를 시켜달라고하는 건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상산고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어디서나 이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누구 자사고에 입학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전북교육청은 상산고의 운영성과 평가 결과 79.61점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교육청의 재지정 통과 기준은 80점이다.
상산고가 재지정 통과 기준을 넘지 못함에 따라 교육청은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자사고 지정 취소는 이후 청문과 교육부 장관 동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와 관련 임태영 상산고 비상대책위원장은 “교육청은 상산고의 자사고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운영성과 평가 점수를 타 시·도와 다르게 80점으로 올렸다”며 “점수를 올리는 과정에서 공청회와 학부모, 학생들에게 한 번도 묻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