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나기 전 ‘출산 준비 리스트’를 보면서 ‘이 많은 걸 언제, 어떻게 다 사나?’ 한숨을을 푹푹 쉬었던 기억이 나네요.
너무 일찍 출산·육아 관련 쇼핑을 하면 보관·위생 문제도 그렇고, 나중에 미리 산 걸 후회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해서 한 2~3주 전부터 리스트를 보며 준비했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살 게 많은지 깜짝 놀랐었죠. 한 생명이 태어난다는 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고나 해야 할까요.
출산 준비 리스트를 하나 둘 읽어 내려가면서 가장 고민이 됐던 건 바로 ‘젖병소독기’였습니다. 젖병은 끓는 물에 팔팔 끓여준다고 예전에 들었던 것 같은데, 젖병소독기는 조금 생소하기도 하고, 꼭 필요한 건가 싶기도 하고. 초보맘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또 한 번 ‘선배맘’들의 조언을 듣기로 했죠. 돌아온 대답은 “없어도 되겠지만 사는 게 좋다. 요즘 젖병소독기 안 사는 집 별로 없다”였습니다. 그 때부터 젖병소독기를 고르는 저의 고민은 시작됐죠.
◇자외선 소독기? 스팀 소독기? 당신의 선택은?
젖병소독기는 ‘자외선(UV) 소독기’와 ‘스팀 소독기’로 나뉘는데요. 말 그대로 자외선 소독기는 자외선을 발생시켜 젖병 등을 살균하고, 스팀 소독기는 열탕 소독과 같은 원리로 물을 끓여 나오는 증기로 소독하는 방식입니다.
예전엔 끓는 물에 젖병을 삶아 열탕 소독을 했지만, 매일 열탕 소독을 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화상 위험도 있어서 요즘 젖병 소독기를 많이 사용하시는데요.
자외선 소독기는 건조부터 살균, 보관 등 전 과정이 버튼 한두 개만 누르면 원스톱으로 진행되고, 무엇보다 화상 걱정이 없습니다. 바쁜 엄마, 아빠의 일손을 덜어주니 진정 육아를 돕는 효자 아이템이죠. 아기가 우유(모유)를 끝낸 이후에는 이유식기를 관리 보관할 수도 있고, 칫솔 살균·보관하는 데 쓰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고, 다른 소독법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죠.
반면 스팀소독기는 자외선 소독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시간 역시 적게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젖병은 뭐니 뭐니 해도 열탕 소독이지’ 하는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직접 냄비에 물을 끓여 소독하는 것보다는 전기를 이용해 편리하니까요.
◇자외선 소독기에 대해 궁금한 점
자외선 소독기를 고르고 이용하려고 하면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자외선 소독기를 고를 땐 건조·살균·보관 기능 외에 내부 면적, UV 살균력(사각지대 없이 전체적으로 살균이 잘 되는지) 등을 가장 많이 보시는 것 같아요.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블루투스 기능도 있어 더욱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실제 엄마 아빠들이 자외선 소독기에 관해 궁금해 하는 점들을 모아 관계자에게 직접 답변을 들어봤습니다.
1. 건조대에 놓을 때 젖병은 입구가 위로 가게 하나요? 아래로 가게 하나요?
☞ 젖병 입구는 위로 가게 해야 골고루 살균이 됩니다. 긴 젖병이라도 안심하고 입구가 위로 가게 올려놓으세요.
2. 물기는 있는 상태로 건조해도 되나요?
☞ 네, 세척한 젖병의 물기를 탈탈 털어서 잔물기가 남아 있는 정도가 좋습니다. 처음에 짧은 시간으로 건조 설정을 해놓았다가, 건조 정도를 확인해서 시간을 늘려 나가세요.
3. 자외선 소독기를 쓰는 경우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열탕소독을 해주는 게 좋나요?
☞ 사용자 마음이지만, 자외선 살균만으로 충분해서 굳이 열탕소독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4. 자외선 소독기를 사용하면 젖병 색깔이 변하는 경우도 생긴다던데요.
☞ PPSU 소재 젖병의 경우 변색 이슈가 있어, 젖병 회사에서 자외선 소독을 권장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 BPA-free 플라스틱 소재의 젖병을 UV에 노출 시 에스트로겐 활성화 된다는 연구가 있었는데, 젖병소독기 업체 측에서는 ‘문제가 없으며 유해 물질이 나오지 않는다’는 입장임.
5. 소독기 내부 반사판(미러)에 낀 물자국은 어떻게 세척하나요?
☞ 헝겊에 식초물을 묻혀 닦아주고, 도어를 열어서 잠시 환기를 시켜주면 됩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