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오빠' 오은주 "남편과 이별, 암 이겨내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지만…"

 

영화 ‘교회오빠’의 실제 주인공 오은주씨가 영화 출연 계기를 밝혔다.

 

25일 오전 방송된 KBS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에는 KBS 프로듀서이자 ‘교회오빠’의 연출자인 이호경 PD와 오씨가 출연했다.

 

영화 ‘교회오빠’는 2017년 방송된 KBS 스페셜 ‘앎: 교회오빠’의 이후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씨의 남편 이관희씨가 두 번째 암 재발 후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오씨는 방송 출연을 망설이지 않았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이 PD가 찾아왔을 때 망설였다”며 “암 환자들에게 좋은 정보, 저와 남편이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흔쾌히 허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편은 작년 9월16일, 마흔 번째 생일에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이 PD는 “‘교회오빠’의 실제 주인공인 오은주, 이관희 부부는 제가 아는 한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부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씨는 37살의 나이에 첫 딸과 만난 후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며 “사랑하는 아들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접하자 (그의) 어머니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고 이들 가족에 닥친 불행을 전했다.

 

이어 “넉 달 뒤에 아내 오씨가 혈액암 4기 진단을 받았다”며 “1년도 안 되는 시간에서 계속되는 비극은 충격적인 사연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PD는 자신의 가족들도 암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4년도에 미혼인 누나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갔는데 암이 발견됐다”며 “위암 4기였다”고 설명했다.

 

누나의 암 치료를 위해 정보를 찾고자 암 환우들의 커뮤니티에 가입한 이 PD는 “(누나의) 항암 기간 동안 본업인 방송에 시간이 뺏기다 보니, 차라리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작하면 제가 살지 않겠나 싶었다”며 ‘교회오빠’ 제작 계기를 밝혔다.

 

나아가 이 PD는 고난과 역경의 시간 속에서도 ‘교회오빠’ 주인공이었던 이관희, 이은주 부부의 강인함을 칭찬했다.

 

그는 “비극 속에서도 부부가 너무 밝고 투명했다”며 “모든 것에 감사하는 모습들이 제작진과 시청자들, 관객들에게 울림을 준 부분”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온전하게 살려고 했던 남자의 삶을 잘 전달하려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오씨는 “이 이별이 끝이 아니라는, 천국에 대한 소망이 있기에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고 홀로 남은 감정을 전했다. 이어 “(남편이)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더 사랑해주고 싶어 결혼식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며 이씨의 말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아침마당’ 방송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