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심의를 이어갔으나 노사 간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경영 부담을 이유로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 지급을 요구한 사용자 위원에 맞서 근로자 위원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노사 간 임금 결정과정에 개입해 최저 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특히 근로자 위원들은 사용자 위원들이 주장하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지급과 관련해 “저임금 노동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사용자 위원들은 업종별로 인건비 부담능력 격차가 크다는 점을 들어 차등 적용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은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현행 최저임금법 4조 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최저임금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 차등 적용했으나 이듬해부터는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했고 지금까지 이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문제는 2017년 최저임금위 산하 최저임금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도 논의됐다.
당시 TF는 “현재 시점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다수 의견을 제시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일부 업종에 저임금의 낙인을 찍을 수 있는 데다 차등 적용의 기준이 될 통계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다수 의견의 근거였다.
한편 박준식 위원장은 지난 25일 최저임금위 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노사 양측의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도 제출받을 계획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다음 전원회의로 미뤘다고 밝혔다.
노사 양측의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이 제출되면 이를 토대로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된다.
사용자 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근로자 위원은 시급 기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합의점 도출에 난항이 이어질 거로 보인다.
한편 4차 전원의에서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 문제가 논의됐으나 이 또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 병기 문제는 시급을 기준으로 정하는 최저임금에 월 환산액을 병기하느냐가 쟁점이다.
사용자 위원이 월 환산액 병기에 반대하는데, 월 환산의 기준이 되는 월 노동시간(209시간)에 대한 반대와 결부돼 있다. 여기에는 유급 주휴시간이 포함돼 있는데, 사용자 위원은 이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근로자 위원은 기존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