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이었다. 조조할인 영화를 보기 위해 시내버스를 탔다. 이른 아침이라 바깥은 서늘했지만 버스 안은 에어컨이 가동돼 추울 지경이었다. 좌석 위 에어컨을 껐지만 냉기는 여전했다. 마침 겉옷을 준비해서 다행이었다. 귀갓길은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한여름에 가까워 버스 에어컨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다보니 벌써부터 ‘에어컨 신경전’을 볼 수 있다. 갓난아기를 안고 탑승한 젊은 엄마가 연신 “아기가 감기 걸린다”며 에어컨 스위치를 끈 뒤 창문까지 열었다. 중년 아주머니도 기다렸다는 듯 합세했다. 이를 지켜보던 어르신 한 분은 연신 투덜대며 “아기 포대기를 갖고 타든지. 기사 양반, 에어컨 바람이 왜 이렇게 약해요”라며 고함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