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나르던 분이 우리 집 곤충 표본상자를 보고 대뜸 장수하늘소도 있느냐, 그거 팔면 얼마 하냐고 물었다. 필자는 곤충과 가까이한 지 오래지만, 아직 실제로 만난 적은 없고, 더구나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이라 사고 팔 수 없다고 답변했다.
장수하늘소는 1898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처음 알려졌으며, 우리나라에는 1934년 조복성 교수가 서울 북한산 남장대 해발 730m 높이에서 채집한 표본을 정식으로 기록했다. 눈에 잘 띄는 크고 멋진 생김새로 ‘장수(=장군)’ 하늘소로 불리며 관심을 받다가 곤충 중에서 가장 먼저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장수하늘소는 현재 문화재청의 자연유산이자 지구과학기념물로 분류돼 있다. 장수하늘소의 학명 렐릭투스는 ‘유존생물’이란 뜻인데, 1898년 당시 곤충학자 세메노프가 특징과 소속을 고민하면서 중남미 열대지방에 여러 자매종이 살지만, 동북아시아에는 유일한 종이라는 의미로 작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