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전 남편과 의붓아들, 카레 먹은 다음 날 숨졌다"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사진)이 범행 전 수면제를 섞은 카레를 전남편 강모씨에게 먹였다는 검찰 발표가 나온 가운데, 지난 3월 숨진 고유정의 의붓아들도 사망 전날 고유정이 만든 카레를 먹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고유정의 현 남편 A(37)씨는 “아이가 숨지기 전날인 지난 3월1일, 저녁 식사로 나와 아이 모두가 카레를 먹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일 촬영했다며 카레라이스를 앞에 둔 아들의 사진도 이 매체에 전달했다. 해당 사진의 상세정보를 확인해보니 ‘2019년 3월1일 오후 6시34분’에 촬영된 것이었다. 사진 속에서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캐릭터 문양의 실내복을 입은 아이는 카레 접시를 앞에 두고 있다.

 

A씨는 “고유정이 카레에 약을 섞어 전 남편에게 먹였다는 검찰 발표가 나온 뒤 소름이 끼쳤다”면서 “고유정이 카레 안에 약물을 섞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 이상하다. 수법이 똑같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아이는 카레를 먹은 뒤 2시간이 안 돼 잠들었다. 그 사이 고유정은 아이에게 병에 캐릭터가 그려진 음료를 주기도 했다”며 “나는 아이가 잠든 후 차 한 잔을 더 마신 뒤 바로 잠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고유정이 건넨 차를 마신 뒤 평소보다 더 깊이 잠들었다고 주장했다.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지난 5월28일 제주시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일부 물품을 환불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 경찰에 따르면 환불 물품은 표백제, 락스, 테이프 3개, 드라이버 공구세트, 청소용품 등으로 같은달 22일 구입한 물품의 일부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앞서 고유정은 전 남편 살해 당일인 5월25일 저녁 메뉴로 카레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지난 5월17일 충북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수면 효과가 강한 ‘졸피뎀’을 처방받아 이날 저녁 강씨의 음식이나 음료에 이것을 넣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잠든 사이 고유정의 공격을 받은 건장한 체격의 강씨는 반항했지만 반격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경찰은 의붓아들의 사인(死因)이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사 결과를 지난 5월 통보받았다. 당시 국과수는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고, 약물과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경찰에 전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 내 매립장에서 경찰이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범행 후 버린 종량제 봉투를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아들과 다른 방에서 자느라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은 아들의 사망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수면제 처방에 대해 고유정은 “감기 등 증세가 있어 약을 처방받았다. 그 이후 약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했지만 약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검은 1일 고유정을 살인 및 사체훼손·유괴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장소 등에 대해 함구해 수사기간을 연장하면서 보강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재판에 넘겼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