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광화문광장 '대형화분 도배'는 MB의 '명박산성 데자뷰'"

(사진 위) 2008년 6월 이명박 정부 100일 차에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충무공 동상 앞에 설치된 2단 바리케이드, 일명 ‘명박산성’ (〃아래). 2019년 7월 서울시가 우리공화당 천막 점거농성을 막기 위해 설치한 80여개의 대형 화분. 연합뉴스, 뉴시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의 천막 설치를 금지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대형 화분을 대거 동원 및 배열해 배치한 것에 대해서 “명박산성 데자뷰다”라고 평가했다.

 

이 최고위원은 2일 페이스북에 “천막 치는 것을 막기 위해 화분으로 도배했다”라며 “옮기지 못하게 크레인으로 설치할 정도의 무거운 화분을 모내기 하듯 배치해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경버스를 배치해 실랑이를 하느니 컨테이너를 쌓아올리면 시위대가 청와대 방향으로 향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명박산성의 데자뷰”라며 “나름 아이디어 낸 사람은 원천봉쇄했다고 좋아하고 있을거다”고 했다.

 

또한 이 최고위원은 “광장에 자기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천막치고 시위하는 모습은 세계 여느나라에 있는 광경이지만 광장을 만들고 그 시위가 두려워 화분을 촘촘히 배치하는 모습이 외국인 관광객에는 어찌보일까”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우리공화당의 천막 ‘3차 설치’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대형 화분 80개를 전격 배치했다. 1개당 100원가량인 이 화분들은 약 3m 간격으로 배치됐다. 우리공화당이 전날인 29일 방한(訪韓)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호 협조를 위해 28일 천막 10개 동 등을 인근의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으로 옮긴 지 이틀 만의 일이다.

 

대형 화분들은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좌우측으로 160m 구간에 3m 간격으로 설치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공화당의) 불법 천막에 따른 시민들의 통행 불편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작업을 위해 서울시 직원 등 500여 명이 동원됐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같은 달 25일에도 행정대집행에 착수하기 위한 천막 강제 철거에 들어갔고 이후 천막이 있던 자리에 대형 화분 15개를 설치했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은 같은 날 오후 대형 화분이 없는 곳에 천막을 다시 설치했다. 또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 대표는 트럼프 방한이 끝난 후 천막을 상황을 살펴 광화문 광장에 다시 설치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명박 산성(이명박(李明博)과 산성(山城)의 줄임말) 은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 던 2008년 6월10일 6.10 민주화 항쟁 21주년을 맞아 2008년 대한민국의 촛불 시위의 일환으로 서울특별시 도심에서 100만 촛불 대행진이 계획되자 경찰이 시위대의 청와대 난입과 전경과의 충돌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도심 곳곳에 설치한 컨테이너 박스 바리케이드를 뜻하는 말이다.

 

컨테이너는 현재 대형 화분이 설치된 충무공 이순신 동상 앞에 컨테이너 박스 2단으로 쌓은 폭 36m, 높이 4.6m의 바리케이드 장벽이 설치됐다. 그 밖에도 안국로 등 청와대로 진입할 수 있는 길목에 총 60여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사용하여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이 바리케이드는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명박산성‘으로 불리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