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경비원’ 홍경석(60)씨가 두 번째 수필집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넥센미디어)를 펴냈다. 한자 네 자로 이루어진 사자성어(四字成語)의 촌철살인 하는 교훈과 유래를 담고 있다. 지금도 경비원 생활을 하는 초졸 학력의 홍씨는 부단한 노력으로 글쟁이로 거듭난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방 언론사 논설위원을 겸직하는 홍씨의 인생은 기구하다. 첫돌 무렵 어머니가 가출했고, 설상가상 아버지마저 불치병에 걸려 중학교조차 진학할 수 없었다. 소년가장이 되어 역전에서 구두닦이를 시작했다. 비가 쏟아지면 우산장사로 변신했으며 행상과 공돌이, 막노동 등 고생이란 고생은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하층민의 간난신고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홍씨는 신문팔이를 하면서도 매일 신문 한 부는 남겨 집으로 가져갔다. 아버지가 먼저 읽으면 자신도 이를 보면서 한자 공부까지 병행했다. 그렇게 습관화한 매일매일의 신문읽기다.
결혼 후 두 자녀를 보게 되자 교육의 중요성에 새삼 눈을 떴다. 가난한 가장은 사교육 대신 아이들과 함께 인근 도서관을 출입하면서 무식의 창고에 차곡차곡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아들과 딸이 모두 서울대를 나와 글로벌 기업에 취업했다.
각자도생과 장강불식으로 성공의 길에 들어서는 모습을 아이들에게서 발견하고 자극을 받은 홍씨도 지천명의 나이에 사이버대학에서 늦은 공부를 시작했다. 박봉의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주경야필로 4년 전 첫 책 ‘경비원 홍키호테’(행복에너지)를 출간한데 이어 ‘중도일보’와 ‘월간 충청포스트’, ‘월간 오늘의 한국’, ‘일간 뉴스에듀’,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등 8개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늘 가난하지만 어디서든 사뭇 당당한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책에서 저자는 다음의 세 가지를 키워드로 뽑고 있다. 첫째는 사랑이요, 둘째는 도전, 셋째는 희망이다. 1959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인 저자는 자녀를 키울 때 시종일관 사랑과 칭찬으로만 대했다. 아이들이 학생일 적에도 이른바 금수저 출신의 이웃과 결코 비교하지 않았다.
아울러 책을 출간하고자 도전한 출판사에서 수십 번의 거절과 무시를 당하면서도 절대로 포기할 줄 몰랐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사자성어 우공이산(愚公移山)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에 걸맞게 저자는 현재도 왕성하게 기고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책을 계속 발간할 예정이다.
추사 김정희는 “가슴 속에 책 만 권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넘쳐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했다. 중국 사상가 고염무(顧炎武)는 ‘독서만권(讀書萬卷) 행만리로(行萬里路)’를 주창했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다녀라”라는 그의 말을 좇아 저자는 만 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 책에는 사자성어 100개의 설명과 함께 저자와 얽힌 에피소드가 실렸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