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주당 36시간 기준으로 환산한 취업자 수가 20만7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성신여대 박기성 교수에게 의뢰해 분석한 ‘근로시간을 고려한 취업자 수 분석’ 자료에 따르면 1주일에 36시간 일자리 기준으로 취업자 수를 환산한 결과 지난 5월 기준 취업자는 248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 5월(2509만1000명)보다 0.8%(20만7000명) 감소한 수치다.
‘주 36시간 기준 환산 취업자 수’는 주 36시간 미만으로 일한 사람을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으로 환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일주일에 9시간만 일한 취업자는 4분의 1명으로 간주하고, 주 36시간 이상 일한 사람은 1명으로 간주해 계산한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정부의 공식 통계와는 큰 차이가 있다. 정부가 공표한 취업자 수는 2017년 5월 2699만2000명에서 올해 5월 2732만2000명으로 33만명 증가했다. 이는 통계상 취업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주로 증가한 결과다. 실제로 이 기간 주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 수는 71만5000명 감소한 반면 주 36시간 미만 일한 취업자는 100만5000명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에서는 공식 취업자가 59만4000명 증가했지만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 환산 취업자 수는 36만3000명 증가에 그쳤다. 20대 이하에서는 공식 취업자가 4만8000명 감소했지만 주 36시간 근로시간 환산 취업자 수는 10만8000명 줄었다. 30대와 40대는 공식 취업자 수가 약 37만명 감소했지만 주 36시간 환산 취업자 수는 52만7000명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진행한 박 교수는 “근로시간을 고려한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 취업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단기 일자리 촉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주 36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가 단시간 근로로 대체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취업자의 근로시간을 모두 합산한 ‘고용총량’의 변화를 추정해 보면 전체 일자리 변화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 취업자의 주 근로시간을 모두 합한 고용총량은 올해 5월 기준 주당 11억2792만2000시간으로 2년 전(11억7531만1000시간)보다 4738만9000시간(4.0%) 줄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718만5000시간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도소매업 1096만2000시간, 사업시설·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 663만6000시간, 숙박·음식점업 581만1000시간 각각 감소했다.
박 교수는 “취업자 수가 고용 상황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가 될 수는 있지만 근로시간 등 일자리의 질과 관련된 지표들도 고려돼야 한다”며 “정부의 고용동향 발표에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 환산 취업자 수 등의 보조지표가 함께 제공된다면 일자리 정책을 질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 공공일자리, 임시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36시간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