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률이 저조해 보험시장의 ‘무덤’으로 여겨진 20대를 잡기 위해 보험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어린이보험의 가입 상한 연령을 20대까지 높인 이른바 ‘어른이(어린이+어른) 보험’을 내놓는가 하면 담보를 줄인 ‘미니보험’이 쏟아지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이 미성년자 전용이었던 어린이보험의 가입 상한 나이를 30세로 올리며 20대를 적극 유치 중이다.
‘미니보험’도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주로 한 가지만 단기로 보장하면서 월 보험료가 1만원이 채 안 되는 보험 상품을 뜻한다. 젊은 고객이 많이 사용하는 토스, 카카오페이 같은 플랫폼을 통해 암보험, 여행자보험, 운전자보험 등 미니보험이 팔린다.
보험사가 20대 가입자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들의 보험 가입률이 낮은 데다가 향후 평생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의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생명보험 가입률은 63.8%, 생명보험 가입률은 77.1%였다. 20대 다음으로 보험 가입률이 낮은 30대에 비해서도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연령만 변경하거나 기존 담보를 재조합해 만든 상품만으로는 고객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보험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대 대상 보험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20대는 기존 건강보험에 큰 관심이 없는데 보험사 입장에서 저렴하거나 보장이 많으니 가입해보라는 식의 접근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다른 나이대가 평균적인 보험 상품을 고른다면, 2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경향이 있어 세분화된 상품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