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도 영화처럼… 흥행 성적표 한눈에

‘공연 박스오피스’ 전산망 본격 가동 / 매출액·예매율 등 흥행 정보 의무 제공 / 개정 공연법 6월 25일부터 시행 중
박스오피스 순위 ‘객석 점유율’ 로 산정 / 창작뮤지컬 ‘엑스칼리버’ 7월 첫째주 1위 / 2019년 상반기 총 2525건 공연 무대에 올라 / 상연횟수 2만2239회… 관객수 191만명

7월 첫째 주 국내 공연가 흥행 1위에 지난 6월부터 초연무대가 시작된 창작뮤지컬 ‘엑스칼리버’가 올랐다. 2위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특징인 ‘푸에르자 부르타’였으며 3위는 인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차지했다.

 

7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객석 대비 가장 많은 유료 관람권이 팔린 공연은 엑스칼리버, 푸에르자 부르타, 안나 카레니나 순이다. 이후로는 개막을 앞둔 인기 뮤지컬 ‘맘마미아’가 4위, 1930년대 영국 명문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한 연극 ‘어나더 컨트리’가 5위를 기록했다. 6위는 뮤지컬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최근작 ‘스쿨 오브 락’, 7위는 열성 팬이 많은 뮤지컬 ‘헤드윅’, 8위는 ‘신비아파트, 뱀파이어왕의 비밀’, 9위는 키즈 인비또 콘서트’, 10위는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 특별공연 투란도트였다.

 

이같은 공연 예매 순위가 나오게 된 건 지난달말부터 연극, 뮤지컬, 클래식, 무용, 국악 등 공연 전 분야를 망라한 공연전산망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 덕분이다. 공연계는 영화와 달리 지금까지 공신력있는 통계·관람정보가 없었다. 투명성 강화를 통한 투자 유치 등 공연산업 발전과 대중의 선택을 도울 관람정보 제공을 위해 공연전산망은 필수다. 예민한 정보 노출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반대도 있었지만  수년간의 구축 과정을 거쳐 공연전산망도 정상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공연기획·제작사나 공연장 운영자, 공연단체, 표 예매처에서 관객 수, 매출액, 예매율 등의 공연정보를 공연전산망에 의무적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개정 공연법과 시행령·시행규칙까지 만들어 지난달 25일부터 시행중이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공연마다 객석수가 다른 점을 감안해 전체 객석수에서 팔린 티켓 수를 따지는 ‘객석점유율’로 산정한다. 또 대기업 등이 거액을 후원하고 대가로 공연기획사가 제공하는 초대권 등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객석점유율 자체도 시행 초기인 현재는 미공개 중이다.

 

7월 첫째주 장르별 박스오피스 순위는 연극에선 종합 순위 5위에 오른 어나더 컨트리가 1위였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는 ‘프라이드’와 ‘알앤제이’가 그 뒤를 이었다. 4위는 개봉을 앞둔 미국 작가 스티븐 킹 소설 원작 ‘미저리’였으며 고품격 연극으로 평가받고 있는 ‘비평가’가 5위,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손없는 색시’가 6위, ‘뜨거운 여름’이 7위, ‘킬 미 나우’가 8위, ‘보도지침’이 9위, ‘무적의 삼총사’가 10위였다.

 

뮤지컬은 엑스칼리버, 푸에르자 부르타, 안나 카레니나, 맘마미아, 스쿨 오브 락, 헤드윅, 투란도트에 이어 1930년대 공황기 마피아가 횡행하는 뉴욕을 배경삼은 ‘미아 파밀리아’가 8위, 참신한 내용으로 격찬받고 있는 최근 개막작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9위, 안중근 의사가 주인공인 ‘영웅’이 10위다.

 

클래식 시장에선 역시 대규모 야외공연인 ‘디즈니 인 콘서트’가 지난주 예매 1위였으며 11월 말 내한하는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 공연이 벌써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천재로 평가받는 구자범 지휘자가 독일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했던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과 의기투합해 만든 1인 음악극 ‘구텐 아벤트(Guten Abend)’. 이후로는 ‘스타 조성진 파워’가 잘 나타났다. 4위는 ‘조성진 통영 피아노 리사이틀’, 5위는 광주에서 20대의 그랜드 피아노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등을 연주했던 ‘피아노 오케스트라’였다. 6위는 ‘백건우와 쇼팽’, 7위는 ‘벨체아 콰르텟 위드 조성진’, 8위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위드 조성진’, 9위는 ‘마티아스 괴르네 앤드 조성진 듀오 리사이틀’, 10위는 제553회 부산시향 정기연주회였다.

 

올 상반기 공연계 결산은 총 2525건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상연횟수는 2만2239회였으며 총매출액은 457억7889만원, 총 관객수는 191만8683명이었다.

 

장르별로는 클래식 공연이 874건으로 가장 많았다. 뮤지컬은 698건, 연극은 544건이었으며 무용과 국악이 각각 127건, 오페라가 57건, 복합공연이 98건이었다. 매출과 관객수 순위는 뮤지컬, 연극, 클래식, 무용 순이다. 뮤지컬은 매출 총306억4555만원에 관객수 93만4453명을 기록했다. 연극은 관객수 41만8560명에 매출 66억8352만원, 클래식은 관객수 31만6481명에 매출 42억8650만원, 무용은 관객수 10만8267명에 23억5714만원을 벌어들였다.

 

공연 건당 평균 매출액은 뮤지컬 4390만원, 무용 1856만원, 오페라 1720만원, 연극 1228만원, 클래식 490만원, 국악 449만원, 복합공연 260만원 순이다. 공연별 가장 많이 팔린 티켓 금액대는 연극은 3만원 미만 표가 전체의 57.2%를 차지한 반면 뮤지컬은 7만원 이상 고가 티켓이 47%로 다수를 차지했다. 클래식은 3만원 미만 티켓 34%, 7만원 이상 티켓 36.7%로 시장이 양극화됐으며 오페라는 3만원 미만 티켓이 30.6%로 다수를 차지했다. 무용은 3만∼5만원대 티켓이 32.5%로 가장 많았으며 국악은 54.2%가 3만원 미만 표였다.

 

공연전산망은 향후 산업화가 많이 진척된 뮤지컬 분야에 대해선 공연별 관객 수와 매출액, 예매율 등 세분된 공연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반면 아직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지 않은 음악, 무용, 연극, 국악 등은 예매율만 추가로 공개할 방침이다. 아울러 다양한 공연을 추천·소개하는 기능을 추가해 창작 공연, 소극장 공연 등 다양한 분야와 형식의 공연들을 홍보할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