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버닝썬 사태’의 시작은 경찰의 미흡한 초동대처와 그에 따른 인권침해였다. 지난해 11월24일 폭행 피해 신고를 접수받고 클럽 버닝썬에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지 않았고, 거짓 현행범 체포서를 작성해 피해자를 체포하는 등 유착 의혹을 스스로 키웠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의 이런 현행범 체포가 관행적으로 현장에서 오용된다며 제도 개선까지 권고했다. 어떤 기관보다 법을 제대로 적용해야 할 경찰이 객관성을 잃은 채 법을 집행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일선 경찰관들의 이런 자의적 법 집행을 막고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됐다. 경찰관이 현장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을 문의하면 112종합상황실이 필수 조치사항을 실시간으로 알려줘 보다 적합한 초동조치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런 내용의 ‘112 종합상황실 중심 현장코칭시스템’을 지난달 12일부터 전국 경찰서에 적용, 실시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3~5월 경기남부청에서 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결과 각 경찰서 간 현장 대응 역량이 상향 평준화되는 등 대응 역량이 높아졌다는 평가에 따라 이 제도를 확대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정신질환자의 행정입원 등과 같이 판단이 어려운 사건에 맞닥뜨렸을 경우 112종합상황실에 있는 팀장에 코칭을 요청한다. 팀장은 사건과 관련한 최신 매뉴얼 및 현장조치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조언해준다. 예를 들어 버닝썬 사건과 같이 클럽에 출동할 경우, 지난 3월에 마련된 ‘클럽 등 유흥업소 신고사건 접수 처리 현장매뉴얼’을 자세히 알려주는 식이다. 경찰은 긴급구조나 범인 검거에 필요한 위치추적, 건물 문을 강제로 열어 진입할 수 있는지 등 애매한 상황에도 코칭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