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원작 '인어공주', 흑인은 적합하지 않아" 지적에 디즈니의 일침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실사판 주인공에 할리 베일리(Halle Baily·사진)가 낙점된 이후 ‘흑인 인어공주’라며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디즈니 측에서 일침을 가했다.

 

디즈니는 8일(현지시각) 산하 채널 ‘프리폼’(Freeform)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엽고 불행한 영혼들에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제목으로 캐스팅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인어공주’ 아리엘 역에 베일리가 캐스팅되자, 각종 SNS와 온라인 등에서는 ‘#내 에리얼이 아니야’(#NotMyAriel)라는 해시태그가 수천 건 이상 게시됐다.

 

전 세계적으로 ‘흰 피부에 빨간 머리’ 인어공주 이미지와 베일리가 맞지 않다며 불만과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인어공주 원작이 덴마크 동화라는 점을 근거로 흑인 주인공에 반대하는 일부 여론에 디즈니 측은 “덴마크 ‘사람’이 흑인일 수 있으니까 덴마크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며 “흑인인 덴마크 사람과 인어가 ‘유전적으로’ 빨간 머리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베일리가 놀랍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실력이 아주 뛰어나기에 ‘아리엘’ 역에 적합하다”며 그를 추켜세웠다.

 

이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애니메이션에 나온 이미지랑 맞지 않는다’며 베일리의 캐스팅이 탁월한 선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저런…그건 당신의 문제”라고 덧붙이며 글을 끝맺었다.

 

실사화되는 영화 ‘인어공주’를 총괄하는 롭 마샬 감독은 베일리에 대해 “눈부시게 아름다운 목소리는 물론 정신, 열정, 순수함, 젊음 등을 모두 소유한 드문 인재”라며 캐스팅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한편 할리 베일리는 2015년 결성된 자매 알앤비 듀오 클로이 앤 할리의 멤버다. 데뷔 전 유튜브에 가수 비욘세 커버 영상을 게재해 화제를 모았으며 비욘세 레이블과 계약해 활동 중이다.

 

디즈니의 공식 발표 이후 베일리는 자신의 SNS에 “꿈은 이루어진다(dream come true)”라는 글과 함께 까무잡잡한 피부의 인어공주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AP연합뉴스, 디즈니 프리폼·할리 베일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