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6)씨의 변호는 국선 변호사가 맡게 된다. 앞서 고씨 변호인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해, 일괄 사퇴했다.
제주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일명 ‘제주 전(前) 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 고씨의 변호사로 10일 국선변호인이 선정됐다.
당초 고씨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5명은 우편으로 발송한 사임신고서가 지난 8~9일 제주지방법원으로 접수됐고 이에 따라 제주지법이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것. 국선변호인은 사선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경우 피고인을 위해 법원이 국가의 비용으로 선정해주는 변호인이다.
사임계를 제출한 2명의 변호사는 지난달 1일 고씨가 긴급 체포 된 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부터 변호를 맡았다. 제주지방검찰청이 고씨를 구속기소 한 지난 1일 이후 선임됐던 '법무법인 금성'의 변호사 3명도 사임계를 제출했다.
고씨의 변호를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비판 여론이 일자 부담을 느끼고 변호를 포기했다고 전해졌다. 이후 열릴 공판은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고씨는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첫 준비기일에 합의를 거쳐 1차 공판 일정이 정해지면 이날은 고씨가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오는 15일 첫 재판을 불과 일주일가량 남겨두고 변호사가 모두 사임하면서 고씨의 후임 변호인을 국선변호인이 맡게 된 것이다.
검찰은 고씨가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계획적 살인 및 사체 손괴, 은닉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고씨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해왔으며, 검찰 조사과정에서는 "기억이 파편화됐다"는 이유로 진술을 거부해왔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오는 15일 201호 법정에서 고씨에 대한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
한편 고씨는 지난5월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은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강씨는 2017년 이혼 후 2년간의 법정 소송 끝에 면접교섭권을 얻어 2년 만에 아들을 만나러 갔다가 고씨로부터 이 같은 변을 당했다. 고씨의 범행이 드러났지만 10일인 현재까지 훼손된 시신은 찾아내지 못한 상황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