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2.87%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 최종 심의과정은 진통의 연속이었다.
노사의 신경전 속에 회의는 시작부터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고, 자정을 넘긴 후 차수 변경이 이뤄진 후에도 정회와 속개가 이어졌다. 13시간 동안의 마라톤 회의 끝에 12일 오전 5시30분만에 가까스로 의결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1일 오후 정부 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절충에 돌입했다.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4시30분에 열린 이날 전원회의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정한 날이어서 그런지 참석자들의 발언에서는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뉘앙스가 풍겼다. 박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먼 길을 왔고, 남은 일정이 얼마 안 남았다”면서 “주어진 기간에 슬기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근로자위원인 이성경 한노총 사무총장도 “거의 막바지”라며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와 지급하는 사용자가 서로 윈윈하는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경총 전무는 “어려운 경제현실과 2년간 너무 오른 최저임금 때문에 고통의 나날을 보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의 심정을 헤아려 냉정한 지표 중심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의는 시작하자마자 노동계 일부 위원의 불참 문제로 본격적인 심의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 5시간 가량 정회했다. 회의 시작에는 재적위원 27명 가운데 노동자 위원 5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 위원 9명 등 총 23명이 참석했다. 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은 불참했다. 앞서 민노총은 세종청사 앞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근로자위원들의 회의 참석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강경파는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삭감안을 고수하는 점 등을 이유로 회의 참석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다 이날 오후 9시30분 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이 복귀하자 노사 양측에 표결이 가능한 최종안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9시40분 정회하기 직전 “표결 가능한 최종적인 안을 내 달라”고 밝힌 뒤 1시간 가량 다시 정회를 했다.
노사 양측이 표결 가능한 최종안을 제출하면 이 안들을 놓고 표결에 들어갈지, 아니면 해당 범위 내에서 심의촉진구간을 설정해 합의에 나설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노사는 각자 1시간 가량 회의를 가진 뒤 11시 20분쯤 다시 회의를 이어갔지만 10여분만에 또 정회했다. 노사 모두 최종안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는 결국 자정에 다시 제13차 회의로 차수 변경을 하고, 오전 1시에 회의를 시작됐으나 최종안 마련 문제로 또다시 정회했다가 오전 2시30분에 속개했다. 이때부터 표결 모드로 진입했다.
한노총 이성경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3시30분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표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최저임금위는 전날 회의 시작 13시간만인 12일 새벽 5시30분 13차 전원회의에서 전체 27명 위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2.87% 올린 8590원을 제시한 사용자위원 안과 6.3% 올린 8880원을 제시한 근로자위원 안을 놓고 표결을 벌였다. 결과는 15대11, 기권 1표로 사용자쪽안이 채택됐다. 올해 8350원에서 240원이 오른 것이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는 179만5310원에 해당한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